“우리 가족 아프지 말고, 항상 행복한 일만 가득하게 해 주세요.”

2023년 계묘년 새해 첫날 1일 오전 남구 월산근린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계묘년 한 해 가족 건강과 행복을 기원했다.

이날 오전 6시 40분께 남구 월산근린공원.

일출 예정 시간을 1시간가량 남겨둔 공원 일대는 2023년 첫날 해돋이를 보기 위해 시민들로 북적였다. 동이 트기 전 어두컴컴한 새벽 가족과 친구, 연인들은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정상을 향해 산을 올랐다.

공원 정상은 해맞이객들로 붐볐으며, 시민들은 해가 잘 보이는 자리를 잡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공원 한편에는 시민들이 새해에 이루고 싶은 소원을 적어 소망나무에 걸고 있었다.

소망나무는 ‘금연 꼭 성공하자’, ‘사랑하는 아들, 몸 조심히 군대 다녀와’, ‘우리 가족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살자’ 등의 글귀가 적힌 카드들로 가득 메워졌다.

오전 7시 30분쯤, 무등산 너머로 보이는 하늘은 금방이라도 해가 뜰 것처럼 붉게 물들었다.

하지만 이날 해돋이 예상 시간인 7시 40분이 지나도 해가 떠오르지 않아, 시민들은 사회자의 구호에 맞춰 “해야 나와라!”, “새해야 보여라!”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윽고 2023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23’을 카운트하기 시작하고 7시 58분께 붉은 점이 보이더니 시민들은 저마다 핸드폰을 꺼내 들고 일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한 시민은 부모님께 전화로 “엄마! 해돋이 보고 있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울먹이기도 했고, 두 손을 모으고 소원을 비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광산구에서 해돋이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은 김환희(40)씨는 “코로나19 때문에 30대 후반에 집에서만 해돋이를 지켜봤다”며 “40대가 새롭게 시작됐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부지런하게 살고 싶어서 가족들을 데리고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해맞이를 보러 온 정인혁(25)씨는 새해 취업을 간절히 소망했다.

정 씨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위해 새벽부터 친구들을 깨워서 해돋이를 보러 왔다”며 “새해는 지금까지 갈고닦은 스펙으로 원하는 곳에 토끼처럼 날렵하게 껑충 뛰듯이 취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편과 해돋이를 보러 온 배주영(61)씨는 “가족들이 아프지 말고 건강했으면 좋겠고, 자식들이 새해의 기운을 받아 더 잘 됐으면 한다”며 “물가가 너무 오른 게 체감이 된다. 경제가 다시 안정되고 가족들이 걱정 없는 한 해를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무등산과 어등산, 고흥군 남열해수욕장, 해남군 땅끝마을 등 광주·전남 곳곳에서 해맞이 행사가 진행됐다.

/민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