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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이름 부르면 눈시울…"안전한 사회 만들었으면"
<세월호 10주기 목포·진도 기억식>
시민들 녹슨 선체 앞에서 헌화·묵념
이태원 유가족도 참여해 슬픔 나눠
희생자 친구들도 기억식 참여 오열

2024. 04.16. 19:40:40

16일 오후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 신항만에서 ‘목포 기억식’이 열리고 있다./김진환 기자

“밝혀지지 않은 진실에 대해 무책임한 어른들의 태도, 안전한 사회를 위해선 잊으면 안됩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인 16일 오후 2시께 목포시 달동 신항만거치소. 10여년 전 침몰했던 세월호를 보존하고 있는 신항만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이 엄수됐다.

이날 기억식은 추모 묵념으로 시작해, 기억사, 추모사, 연대사, 기억 퍼포먼스, 선언문 낭독, 헌화 등 순으로 진행됐다.

세월호잊지않기목포지역공동실천회가 주최한 기억식에는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유가족, 추모객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보라색 점퍼를 입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에게 자식 잃은 부모의 마음을 위로하며 어깨를 다독였다.

강진군에 위치한 늦봄문익환학교 중·고등학생들도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

학생들은 세월호 앞에 놓인 단상에 국화를 올리고 눈을 꼭 감았다.

이들은 ‘꽃다운 나이에 너무 안타깝다’, ‘내 친구들이 한순간 세상을 떠난다면 얼마나 슬플지 가늠도 안된다’며 같이 온 교사에게 먹먹한 마음을 털어놨다.

추모객들은 녹이 슬어 검붉게 변한 세월호를 눈앞에서 마주하자 말을 잇지 못한 채 고개를 숙여 묵념을 올렸다. 신항만 입구에 걸린 검게 빛이 바랜 노란 리본들은 그동안의 시간을 체감케 했다.

리본들 옆으로는 방문객들이 ‘잊지 않겠습니다’, ‘더이상 아프지 않길’ 등의 추모 글을 적은 흰 천이 매달려 있었다.

0416단원고가족협의회 김인숙 부대표는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그리움이 깊어져 아픔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세월호 이후에도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회적 참사가 발생해 안타깝다. 다시는 재난에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확실한 대책을 세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목포 제일여고 3학년 신세영양(19)은 “당시 구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적극적이지 못했던 무책임한 어른들의 태도와 밝혀지지 않은 진상에 대한 분노가 아직도 치밀어 오른다“며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잘못을 잊어버리는 순간 세상은 더 이상 변할 수 없다. 모두가 시간이 흐른 뒤에도 반드시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는 오늘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인 16일 오후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를 기억하는 예술인행동 장’에서 김화순 작가의 작품 ‘사월의 바다’를 설치하고 있다./김태규 기자
비슷한 시각 진도 임회면 연동리 팽목항.

세월호참사10주기행동 진도연대 등 세월호 관련 시민사회단체들도 진도 앞바다인 팽목항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추모·기억식을 개최했다. 한 컨테이너 옆으로는 ‘다시 부르는 이름’이라고 써진 게시판에 희생자들의 이름이 써있었다.

이날 희생자의 같은 반 친구들도 기억식을 방문해 게시판에 적힌 친구 이름을 찾았다.

잠시 후 친구 이름을 발견한 이들의 눈에는 참아왔던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억지로 미소지으며 친구 이름을 옆에 두고 사진을 찍으려 했지만, 눈물이 맺힌 눈가는 이미 붉어져 있었다.

‘2014년 4월 16일, 그날의 기억! 책임! 약속!’이 적힌 세월호 조형물 옆으론 국화가 한박스 준비돼 있었다. 시민들은 팽목항을 한 바퀴 둘러본 뒤 조형물에 국화를 두고 묵념을 올렸다. 일부 추모객들은 매년 방문하는 이들이 줄어들면서 세월호가 점점 잊혀지는 것이 아닌지 안타까워했다.

서울에서 온 정병철씨(75)는 “3~4년 전부터 4월 16일만 되면 팽목항을 꼭 찾는데, 매년 방문객이 줄어드는게 실감된다”며 “평일이기도 하고, 지역별로 추모행사를 개최해 이곳까지 오는 발걸음이 줄어들 수도 있지만, 혹여 사람들의 마음속에 잊혀지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민찬기·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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