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남지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에 따라 치러질 ‘조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 지사는 당내 경선에서 이재명 대표 등 경쟁자들과 본선 진출을 위해 치열한 정책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의 텃밭이자 심장으로 불리는 ‘호남’ 출신인 김 지사의 당내 경선 가세는 ‘민주당 파이’가 커지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

김 지사는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광주·전남 국회 출입 기자단과 만나 ‘조기 대선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전남에서 긴가민가 하고, 내 주변 사람들도 긴가민가 하지만 나는 결심을 굳혔다”며 “어느 순간에 치고 나가느냐를 고민중이다”고 밝혔다. 그동안 지역 언론에서 김 지사의 조기 대선 출마에 대한 추측성 보도는 있었지만, 김 지사 본인이 출마 여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지사는 “나의 모토는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그래도 낫다”라며 “여론이라는 것은 이상하다. ‘여건도 안 되는데 왜 한다고 그래’라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여론이) 요동치고 뒤집어지면 왜 호남에서 안하느냐는 비판이 일 것이다”고 말했다. 정치권 최대 시장인 ‘대선판’이 열리는데, 민주당 심장인 호남 출신 후보가 없어서야 되겠느냐는 일부 민심이 김 지사를 조기 대선행으로 이끌었다는 해석이다.

또 재선 국회의원과 재선 전남지사,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을 역임한 김 지사의 이력이 자연스레 그를 조기 대선의 호남 주자로 낙점한 것으로 지역 정치권은 보고 있다.

김 지사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거듭 피력하며 조기 대선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신재생이 아닌 원자력 위주로 재편되면서 주춤해진 전남 해상풍력을 예로 들면서 “하도 답답해서 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왜 미적거리고 있냐, 내가 되면 한국전력에 50% 지원해 국가전력망을 깔 것이다. 제일 중요한 전력망이 미적거리지, AI(인공지능)도 미적거리다 뒤쳐져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I는 중국이 앞서 가고, 국가전력망도 지금 깔아야 되는데 한국전력은 계속 적자 타령만 하고 있다. (저는) 과감하고 자신 있게 일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정치 대개혁’도 강조했다. 김 지사는 “호남에서 뭘 하는 게 지역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호남을 빼놓는 정치 체제는 안전하지 않다”며 “벨기에는 지역 연고 정당들이 서로 협력하고 있다. 지역주의를 잘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치가 여러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체제로 가야 되는데, 양극단으로 가다 보니까 계속 문제가 누적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그 뒤부터 (정치가) 악화됐다. 이제 새롭게 국가를 재창조 해야 된다. 정치도 리모델링 해야 된다”며 국가 재창조, 정치 대개혁 등을 가치로 제시했다.

당내 경선과 관련해서는 “건전하게 정책 대결을 하면 오히려 민주당 파이 전체가 커진다”며 “키워진 파이를 갖고 본선에 임하면 반드시 이긴다. 탄핵 국면에서 탄핵까지 됐는데 정권교체를 못하면 안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 지사의 조기 대선 출마는 ‘3선 지사’ 도전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선판에서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업그레이드 시킨다는 전략 차원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