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일부 기초의원들의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비도덕적 행위가 잇따르면서 자질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4일 광주 북구·서구의회에 따르면 북구의회의 경우 의원 갑질피해 신고에 대한 조사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등 의원직 권한 남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북구의회 사무국 공무원직장협의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북구의회 의장과 의회사무국장은 현재 접수된 갑질 피해 신고 건에 대한 공정하고 신속한 조사를 위해 상급 기관으로 이첩하고 의도적인 조사 지연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이어 “지난 2020년 불법 수의계약 등 ‘비리백화점’이라는 비판을 넘어 ‘갑질백화점’이라는 오명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됐다”며 “의장과 의사국장은 시대착오적 인식으로 공직자 인권유린 행위 시도에 대해 공개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구의회에 따르면 최근 북구의회 일부 의원들에게 갑질을 당했다는 공무원들의 피해 신고가 북구의회 갑질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됐다.

지난해 12월 접수된 피해 신고는 의원 6명이 의회사무국에 중복된 ‘의정활동 참고’ 자료를 동시다발적으로 요구했다는 내용으로, 신고인은 의원들이 사전모의를 통해 특정 직원을 괴롭힐 목적이라고 판단해 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의장과 의사국장은 신고인들에 대한 즉각적인 보호조치 없이 취하나 철회를 위한 설득·회유를 해왔고, 조사 이전부터 발생했던 의원들의 갑질 정황들이 드러나자 조사범위가 확대됐다.

신고 당사자인 의원들 역시 조례에서 정한 갑질이 아니기 때문에 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북구의회 고문변호사에게 자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달 16일 피해신고 조사 담당자가 조사 과정에서 직원에게 오히려 갑질을 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의장과 의사국장은 조사 담당자를 업무에 배제시켰고, 이후 의회사무국 직원들은 추가로 의원에게 당한 갑질 피해 신고 3건을 제출했다.

의사국장은 또 의견 수렴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관공서인 의사국장실에 CCTV를 설치해 논란이 불거져 최근 철거한 바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시설 안전, 화재 예방 등 목적이 아닌 공개된 장소에 CCTV를 불법적으로 설치하거나 임의로 조작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협의회는 “의사국장은 자기 절제와 보안 서류가 많다는 궁색한 변명을 들면서 국장실에 CCTV를 불법적으로 설치하려다 발각돼 직원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시대착오적인 인식을 보여줬다”며 “의장과 의사국장은 책임있는 자세로 안전하고 일하고 싶은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갑질피해신고센터 운영을 정상화하고, 갑질 재발 방지를 비롯한 직원 권익 보장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공용 의사국장은 “의사국장실 내 보안문서를 지키기 위해 설치했다”며 “논란이 있었지만 정보통신보호법 법률에 따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선 설치할 수 있다. 의사국장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CCTV를 설치했다”고 해명했다.

최무송 의장은 “국장실 캠코더의 경우 고장난 상태로 설치돼 있었는데 직원들에게 경각심을 준다는 의도로 설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선 사과를 했고, 갑질 피해 조사의 경우 조사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없었다. 원만한 해결 방안을 마련해 의회 내에서 해결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서구의회에서도 여성 공무원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A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착수했다.

서구의회는 오는 11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제328회 임시회 기간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A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상정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태진 윤리특별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의 지시로 광주시당에서도 A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당 차원의 징계와는 별개로 의회 자체 윤리특위에서 징계절차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구의회 일부 의원들은 지난해 5월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이후 점심 식사에 불참했다는 이유로 공무원들에게 징계를 지시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최환준·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