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교육청이 지난 5월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를 진행하면서 애초 계획된 사업비 150억원을 크게 웃도는 180억여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도의회에서 꼼수 예산을 통한 교육감 선심성 박람회란 날선 비판이 나왔고, 박람회를 총괄하는 추진단장 역시 공개경쟁 없이 교육청 퇴직공무원을 임명한 것으로 드러나 ‘낙하산·지인 챙기기’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남도의회 기획행정위 김호진 의원(더불어민주당·나주1)은 지난 6일 열린 제384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 “지난해 1월 교육감 지시 이후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 추진이 빠르게 진행돼 같은해 7월 1일 추진단 구성, 9월 용역 대행사 선정, 11월 7개 분과 TF가 출범했다”며 “표면상 무려 15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고, 전남에서 개최된 적이 없었던 큰 규모의 박람회를 10개월도 안 되는 짧은 기간 안에 준비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지방교육행정기관은 예산 편성 및 사업시행 전 재정투자심사를 실시해야 하지만, 행사성 사업 중 교육과정 운영 관련 사업비가 50%를 초과하면 심사에서 제외된다”며 “이번 박람회 역시 교육과정 운영에 총예산의 54%인 82억8,800만원을 투입, 상한선 50%를 초과해 재정투자심사를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이는 심사조차 받지 않은 대형 사업이 충분한 검토 없이 추진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결국 엉성한 예산편성은 행사를 앞두고 논란의 추경까지 이어졌다”고 질타했다.

실제 애초 105억원이었던 글로컬 미래교육박람회 예산은 박람회 개최 8일 전(5월 24일) 본예산의 50%가 넘는 57억원이 추가 편성됐다.

김 의원은 특히 “박람회 총예산 152억원 중 홍보비 집행현황은 약 4.5%, 6억8,300만원이지만, (교육청) 홍보담당관 자체 예산으로 별도로 27억2,000만원을 다른 경로로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결국 150억여원이던 박람회 예산이 꼼수를 부려 180억원에 달하는 박람회로 개최됐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2023년과 2024년 교육청 총 홍보 예산 55억원 중 약 50%인 27억원이 박람회 홍보에 집중 투입되는 등 총 445개의 광고 매체에 34억원의 홍보비가 집행됐다”며 “(박람회) 총예산의 약 20%가 홍보비로 사용됐다는 것은 글로컬 박람회가 아니라 김대중 교육감의 선심성 홍보 박람회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와 관련, 김대중 도교육감은 “도의회(교육위원회)에서 홍보비가 증액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이와 함께 “대규모 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는 추진단장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180억원 상당이 투입되는 박람회에 초대형 프로젝트 경험이 없는 퇴직공무원을 공개경쟁 없이 단수 1인으로 임명했다”며 “교육감이 직접 (추진단장을) 추천한 결정에 대해 의문이 일고 있고, 낙하산 인사 의혹과 공정성 시비는 물론 측근, 지인 찬스라는 말들도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도교육청은 “박람회 추진단장은 원래 박람회 자문관으로 활동했다”며 “전남교육에 대한 이해도, 학식, 경험, 박람회의 가치관과의 부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