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권 국립 의과대학 신설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갑)과 노관규 순천시장의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순천의 ‘투톱’인 국회의원과 시장이 연일 서로를 비방·조롱하고, 막말을 일삼는 볼썽사나운 광경을 연출하고 있다. ‘투톱’의 이 같은 행태는 시민들까지 반반으로 나누었고, 반대 진영을 헐뜯고 험담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을 두고 한때 노선을 같이했던 김 의원과 노 시장의 입장은 지난달 12일을 기점으로 달라진다. 12일 이전에는 순천대 의대 유치란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다 김 의원이 지난달 12일 의대 유치를 위해 순천대의 전남도 정부추천 공모 참여를 주장하면서 어제의 동지가 적이 됐다. 이때부터 김 의원과 노 시장의 갈등 양상은 페이스북을 통해 두드러졌다. 급기야 ‘밀정, 하수인, 비아냥, 매국노들’란 단어까지 등장했다.

노 시장은 이 기간에 “엥간이들 합시다. 부끄러운줄은 알아야 사람아닌가요? 자리 영원하지 않습니다”, “음모는 반드시 밝혀진다. 순천서 암약하는 특정지역 밀정들의 추악함을 곧 보게될 것이다”이라고 했다.

또 “일제에 빌 붙어서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고 동족들을 향해 숱한 악행을 저지른 친일분자 매국노들. 우리는 이들을 단죄하지 못한 불행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역 정치도 잘 살펴볼 일이다”고 퍼부었다.

김 의원도 만만치 않았다. “웃장 국밥 행사에서도 그분은 욕 비슷한 말을 내뱉던데요. 인성이 참 거시기 해요. 그분은 저에게 하는 것인지 시도의원들에게 하는 것인지 욕설 같은 비아냥 불만 비슷한 말들을 쏟아 낸다고 합니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막강한 권력, 행정력, 예산집행권, 인사권을 장악하고 사람을 주늑들게 하고 가스라이팅하는 방식, 사람도 개돼지처럼 먹을것만 던져주면 인격을 무시해도 어쩔수 없이 따라온다는 천박한 인간관 등 독재자들의 방식입니다”고 직격했다.

노 시장과 김 의원이 상대를 향해 ‘밀정’, ‘독재자’란 표현을 거침없이 하면서 시민들에게 정치 혐오만 부추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적으로만 간주하는 두 사람의 심각한 대립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순천 발전만 뒤쳐지게 됐다는 날선 비판도 비등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현안을 두고 순천 정치권이 도를 넘어서면서 시민들에게 정치 혐오감만 주고 있다”며 “이런 정치는 본인들 뿐만 아니라 지역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