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대표 축제인 ‘추억의 충장축제’가 행정당국의 총체적인 관리·운영 부실로 인해 혈세를 무분별하게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선임된 충장축제 총감독의 경우 채용 7개월전 변경된 조례안의 절차를 거쳐 채용돼 특혜 의혹이 불거졌고, 과도한 인건비 지출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

26일 동구의회에서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추억의 충장축제 총감독 선임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재식 동구의원은 “2021부터 2022년까지 2년간 충장축제 총감독은 공개채용을 통해 선임해왔지만, 지난해 A 총감독 선임 과정에서 공개채용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이는 권익위의 권고사항인 ‘공개채용 기회 확보를 통한 투명성 및 공정성 확보’를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은 “2022년 8월 16일 ‘추억의 충장축제 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을 통해 구청장이 직접 감독을 선임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며 “A 총감독이 제21회 충장축제 선임 이후에도 지난 5월 1일 서울페스타 총감독을 겸임하며 충장축제에 전념하지 못했고, 실제로는 2018평창문화올림픽 총감독을 맡았으나 평창동계올림픽 총감독 경력으로 부풀려졌다”고 말했다.

A 총감독은 지난해 동구로부터 총 7,720만원(월 893만원)의 급여를 받았고, 올해는 8,000만원의 계약금을 받았다.

이는 그동안 공개채용을 통해 선임된 이전 총감독들의 처우와 비교하면 대조를 이루는 대목이다.

행감에서는 과도한 감독단 인건비 지출도 쟁점화됐다.

동구는 당초 계획과 달리 감독단 정원을 9명에서 12명으로 증원했고, 총 2억 8,600만원의 인건비가 지출됐다.

1~2개월 단기간 근무자인 안무 감독에게는 월급 600만원을 지급했으나, 실제 근무 기간은 10일 이내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그동안 충장축제 운영에 대한 논란이 많았는데, 이번 총감독 선임으로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다”며 “지난해부터 불을 콘텐츠로 사용하면서 충장축제 본연의 정체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동구는 지난해 광장형 축제에서 올해 거리형 축제로 변경해 테마의 거리 조성에 상당한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주 무대가 설치된 금남로를 제외한 예술의 거리 등을 찾는 주민들이 거의 없었다”고 덧붙였다.

동구가 테마의 거리 조성을 위해 투입한 예산을 살펴보면 △컨테이너 5개 대여 3,400만원 △내부 장식 4,800만원 △2층 휴게존 설치 450만원 △콘텐츠 조성 1,200만원 △전시 용역 연출 3,000만원 등 총 1억 2,85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지애 동구의원은 “테마의 거리 2층 휴게존에 설치된 알루미늄 의자와 테이블 비용은 450만원에 달한다. 이는 예산 낭비일 뿐만 아니라 축제 운영에도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동구 관계자는 “당시 감독 역할 수행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고자 했고, 자체적으로 후보자의 역량을 면밀히 검토하고 채용의 적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행감에서 지적된 사안에 대해서는 내년 충장축제에서 감독단 구성 및 운영 방식을 개선하고, 올해 도출된 문제점들을 보완해 더욱 발전된 축제를 만들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