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민정 대타협으로 탄생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새 리더를 맞이한지 1년을 앞두고 있다. GGM이 생산하는 캐스퍼는 순항중이고 ‘캐스퍼 전기차’는 동급 대비 최고 성능을 자부하며 전기차 캐즘 현상을 잊을 만큼 국·내외에서 질주중이다. 하지만 최근 노동조합과 마찰로 인해 위기에 봉착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윤몽현 GGM 대표이사를 만나 취임 1주년 소회와 최근 불거진 노조리스크 문제,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어느덧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소회는.

△지난 2023년 12월 7일 취임하면서 상생 협력의 기업문화 완전 정착, 무결점 품질 확보, 경영시스템 혁신으로 GGM을 경이로운 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모범적인 회사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 벌써 1년이 지났다.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더욱 열심히 뛰어 회사 설립 취지인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조하겠다는 각오로 소회를 대신하겠다.



-대표이사직을 맡기 직전 이야기가 듣고 싶다. 윤몽현은 어떤 사람이었고 무슨 결심이 있었나.

△전남 강진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마치고 광주로 ‘유학’을 왔다. 진흥중, 조선대 부속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로 올라가 서강대 경영학과 학사를 취득했다.

이후 당시 세계 자동차 회사 중 10위권 밖에 있던 현대자동차에 입사, 약 35년간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5대 자동차 회사로 도약하는데 동참하며 성장에 조금이나마 기여했다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다.

또한, 이 여정 속 현대자동차의 다양한 분야에서 일해오며 체득한 경영 노하우는 나의 가장 값진 자산이다.

내 철학과 소신을 각각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일은 신성하고 땀은 정직하다’·‘길은 만들어 간다’다. 이러한 신념을 지속적으로 간직하면서 나의 경영 경험과 역량을 새롭게 도약하는 GGM에 적용해 모범적이고 성공적인 기업모델을 만들겠다는 결의로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지난 1년간 이룬 성과, 그리고 아쉬웠던 점을 꼽자면.

△취임 후 임직원 모두가 잘 협력해 오며 캐스퍼 전기차 생산준비를 착실하게 이어왔다. 지난 7월 캐스퍼 전기차 국내 양산에 이어 10월 수출차 양산까지 쉼없이 달려왔다.

특히 캐스퍼 전기차는 국내외 시장에서 주문이 쇄도한 덕분에 생산량을 계획보다 40% 수준까지 늘려 올해에 2만 3,000대까지 생산하기로 했다. 이러한 추세라면 연말까지 총 5만 3,000대를 생산하게 돼 창사 이후 최고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지역민들의 간절한 염원을 담아 노사민정의 대타협으로 나온 ‘사회적 약속’, 즉 기존의 대립적인 노사관계를 벗어나 상생하고 협력하는 새로운 노사관계를 정착하기로 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GGM 직원 모두 입사할 때 상생협력을 다짐하고, 서약까지 하고 입사하였기에 ‘사회적 약속’은 잘 지켜지리라 믿는다.



-노동조합에 대해 안물어 볼 수가 없다.

△많은 지역민들이 탄생 과정을 지켜보셨듯이 GGM은 일반 기업과는 달리 자본이 많은 사업가가 수익을 위해 만든 회사가 아니다. 오로지 지역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어 생활의 기반을 잡도록 해주기 위해서 만든 사회 공헌 성격이 짙은 회사다.

GGM의 탄생 과정을 되돌아보면 그 당시 광주시는 지역의 심각한 취업난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제조업 전반에 만연해 있는 대립적인 노사관계, 높은 임금, 낮은 생산성을 우려해 어느 기업도 수천억 원이 들어가는 광주시의 사업 제안에 선뜻 나서지 않았다.

정부와 광주시가 나사서 노사민정 대타협으로 ‘노사상생발전 협정서’를 체결하고서야 GGM이 출범할 수 있었다.

노사상생발전 협정서를 믿고 37개사의 주주들이 2,300억 원을 투자했고 은행들은 3,400억 원을 대출해줬다. 현대자동차는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손해까지 감수하면서 캐스퍼의 생산을 위탁했다. GGM 직원들 역시 현재까지도 회사의 근간인 노사상생발전 협정서를 충분히 숙지하고 이를 준수하겠다는 약속을 한 뒤 입사한다.



-노동조합과의 협상 진행 상황은 어떤가.

△노사민정의 대타협으로 어렵게 탄생한 상생형 일자리 기업인 만큼 그 동안 직원들과 대안 노조 성격의 상생협의회를 구성해 신뢰를 기반으로 대화하고 소통하며 애로사항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왔는데 노동조합이 생겼다.

현재 조합과는 주 1회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7명이 노측 협상 대표로 참여하고 있는데 이 중 3명이 GGM 직원이 아닌 금속노조원으로 구성됐다.

회사는 노동법에 따라 성실히 교섭에 임하되, 회사설립의 전제조건이자 사회적인 약속인 노사상생발전 협정서 준수를 전제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모든 GGM 직원이 입사할 당시 협정서를 준수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회사는 앞으로도 사회적 합의를 준수하고 우리 직원들과 소통을 지속하며 상생협력을 잘 이어가도록 하겠다.



-‘사회적 임금’은 약속대로 잘 이행되고 있나.

△교육 관련해서는 회사 인근에 공동직장 어린이집을 운영해 직원들이 자녀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일하도록 하고 있다. 의료 관련해서는 2년마다 건강검진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문화 관련해서는 문화지원을 위한 문화바우처 상품권을 매년 지급하고 있다.

교통 관련해서는 교통비 보조 차원에서 통근버스를 광주시의 예산으로 운행중이며 시내버스 노선을 신설, 회사 접근성을 높여줬다.

주거 관련해서는 300세대 임대주택지원을 위해 광주시가 송정역 인근 KTX 투자지구에 부지를 선정해 추진 중이나 행정적인 절차로 인해 다소 지연되고 있다. 보완책으로는 광주시에서 주택이 지어질 때까지 매월 30만원씩을 GGM 직원 577명에게 지급해 주고 있다, 300세대 보다 두배 가까이 대상을 늘려 577세대에게 주택지원금을 주고 있는 것이다.

30만원 주거비 지원 외에도 광주·전남 외 부산 등 타 지역 출신 직원들에게는 회사가 추가로 전세 아파트를 지원하고 있다. GGM도 광주시에 지속적으로 임대주택 건설을 요구하고 있고, 광주시도 최대한 노력중이다.



-더 좋은 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앞으로의 계획은.

△GGM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생산량을 늘리고 차종의 다변화 등이 필요하다. GGM은 6,000억 원을 투자해서 연간 10만대 생산공장을 지어 놓고도 주간에만 공장을 가동하고 야간에는 설비를 놀리는 반쪽 가동중이다.

하루 빨리 일감을 더 받아 주야 2교대 체제로 전환하고 10만대 생산까지 가동해야 한다. 그러면 GGM의 일자리가 현재 660여개에서 1,000개까지 늘어날 수 있다. 여기에 추가 차종을 받게 된다면 20만대 생산공장 확장도 아주 먼 미래 얘기는 아니다. 이렇게 되면 직접 고용은 2,000여 명에 달할 것이다.

게다가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지역 부품업체들의 일자리도 더 많이 만들어질 것이다. GGM이 성장하면 다른 지역 부품업체들도 우리 지역으로 올 것이다. 현재 130개 부품업체 중 광주·전남 소재 기업은 24곳에 불과하다. 배터리와 모터 등 자동차 핵심기술을 가진 부품업체들을 지역에 유치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GGM 중심 부품 클러스터도 형성돼 지역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캐스퍼 한 차종만으로는 힘들다. 고객사로부터 최대 물량과 추가 차종을 위탁받아야 한다. GGM이 적정 임금을 지키며 품질과 원가경쟁력을 어느 정도 맞출 수 있는 이 구조를 유지한다면 얼마든지 위탁 생산 물량을 더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주주들의 걱정이 많을 것 같다.

△모든 GGM의 주주들이 “35만대까지 상생협력 하기로 하지 않았느냐, 그래서 직원들도 이를 준수한다고 서약하고 입사하지 않았느냐”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잘 대응하라고 강력하게 주문한다.

주주들의 요구에 따라 GGM 경영진은 역시 당초 위임받은 책임 범위 내에서 노동조합과 성실히 교섭에 임하되 GGM 설립의 전제조건이자 사회적 약속인 노사상생발전 협정서를 준수하면서 협상하겠다. 주주 여러분들께서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GGM을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



-고객사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GGM은 세계 최정상급의 현대차를 고객사로 둔 덕택에 사업하기가 참 좋게 만들어져 있다. 현대차는 품질 좋고 성능 좋은 차를 개발해 생산 위탁으로 일감을 주고 차를 완성하면 이틀 내 구매 후 책임지고 고객들에게 팔아주는 구조다.

차량 대금도 하루도 늦지 않고 약속한 날짜에 현금으로 지급된다. 즉 GGM은 현대차가 차를 개발해주기 때문에 연구개발비도 안들고, 현대차가 알아서 팔아주기 때문에 영업에 신경 쓸 필요 없이 생산만 해 돈을 버는 사업구조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 GGM은 무결점 고품질의 차량 생산으로 고객사인 현대차의 신뢰를 얻는 것이 최우선이다. 고객사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차종 개발 시 우리 GGM에 위탁 생산을 맡겨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홍승현 기자



<악력>

△전남 강진 출신 △조선대학교 부속고등학교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현대자동차 경영전략 실장·기획실장 △현대자동차 튀르키에법인장 △현대자동차 중국법인장 △광주글로벌모터스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