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서구의 예산 낭비와 밀실 행정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식물벽 취지와 동떨어진 조화를 심은 데다 자원회수센터 확충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를 은폐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3일 서구·서구의회에 따르면 윤정민 서구의원은 이날 서구 기후환경과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집행부는 의회동 식물벽의 식물이 죽어가는 상황에도 적절한 관리를 하지 못했고, 심지어 조화로 교체하는 등 부실한 관리 실태를 보였다”고 질타했다.

앞서 서구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지난 2019년부터 최근까지 1억 5,000만원을 투입해 구청 광장·어린이공원·동행정복지센터 게시대 등지에 식물벽을 설치했다.

식물벽에 설치된 식물로 미세먼지를 줄이고 가로 경관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인데, 최근 의회 건물에 설치된 식물벽이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조화로 교체되기도 했다.

윤 의원은 “다른 구는 실내에 설치해 관리 비용을 절감했지만, 서구는 실외에 설치해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조건 업체(서울지역) 선정으로 인해 유지보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음에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집행부는 쌍암공원 식물벽에 설치된 식물의 도난 등 우려에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철거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을 위해 철거보다는 관리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식물벽 관리에 대한 전문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하며, 식물벽이 미세먼지 감소 효과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열린 행감에서는 서구시설관리공단의 부적절한 관리·운영과 안전불감증이 쟁점화됐다.

오미섭 서구의원은 “지난 8월 자원회수센터 확충 공사 과정에서 새로 설치된 압축기가 시운전 직후 용접면이 쪼개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기계가 두 동강 났는데 고쳐 쓰는 게 말이 안 된다. 용접 이후 비파괴 검사조차 하지 않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후 4,500만원의 추가 예산을 들여 안전 검사를 실시한 결과 33건의 지적 사항이 발생했다”며 “준공 전 안전 평가 미실시, 노동자와의 협의 부족, 열악한 작업 환경 등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고 덧붙였다.

안형주 사회도시위원장도 “행정당국은 이번 사항이 자칫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을 인지했냐”며 “집행부는 이번 사고를 단순 결함으로 생각하고 사고를 축소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질타했다.

서구시설관리공단은 또 행정안전부 경영실적 평가에서 ‘전국 꼴찌’라는 낙제점을 받아 경영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난 8월 7일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결과 북구시설관리공단은 ‘다’ 등급을 받은 반면, 서구시설관리공단은 최하위 등급인 ‘라’ 등급을 받았다.

‘라’ 등급을 받은 서구시설관리공단은 기관장·임원들의 2025년도 연봉이 동결되며 직원 평가급은 연봉 월 단위액의 30~50%만 받을 수 있게 됐다.

백종한 서구의원은 “직원들이 출근 직전 병가를 내거나 무단결근하는 사례도 발견됐다”며 “불성실 근태를 짚어내며 무단결근 시 대체 인력 편성은 준비돼 있는지 확인한 뒤 연가 체계를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쌍암공원 식물벽은 도난 문제로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더 좋은 방안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해 반영하겠다”며 “자원회수시설 사고와 관련해선 중대한 결함이 아니라고 판단했고, 비파괴 검사 등을 통해 안전성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