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헌정사상 45년 만에 선포된 비상계엄령에 광주·전남 상장사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4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날 정규장 마감 기준 광주·전남권 전체 상장사(40개사)에서 시가총액이 전날 종가보다 감소한 곳은 30개사다.

전체 증발 규모는 약 1조 6,186억원으로 한국전력에서 가장 많은 1조 3,481억 줄며 전체 감소액의 83.2%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2,138억 줄어든 한전KPS다. 이날 두 곳의 주가 변동 수치는 각각 -8.82%·-9.77%다.

공기업은 두 곳의 주가는 비상계엄령 선포와 6시간만의 해제 등에 따른 국가 신뢰도 하락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팀코리아 원전사업에 대한 높아진 의구심도 반영됐다.

이어 에스오에스랩이 194억 감소했다. 호남권에서 시가총액 규모 상위권에 있는 금호타이어는 143억 줄었다.

이밖에 감소 규모가 30억 미만인 곳은 22곳이다. 강동씨앤엘(-5.94%)과 박셀바이오(-1.94%)는 각각 46억원·55억원씩 감소했다.

반면 전날보다 시총 규모가 불어난 곳은 7곳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퇴진 요구가 빗발치면서 주요 정치인 관련 테마주가 대부분이다.

대신정보통신은 8.87% 올라 시가총액 29억이 증가했다. 대표이사가 유승민 전 국민의 힘 의원과 위스콘신대학교 동문이라는 이유로 관련주로 분류된다.

조국 조국혁신당대표 테마주인 화천기공은 3.24% 올랐다. 대표가 조 대표와 같은 로스쿨 출신이라는 화천기계의 자회사라 테마주로 꼽힌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지역구인 전남 무안에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유로 엮인 남화산업(0.38% ↑)도 꿈틀거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 테마주인 와토스코리아(+9.41%)와 정다운(+3.75%)의 시가총액은 약 35억씩 커졌다. 정다운은 대표이사가 이대표와 동문이라 테마주로 분류된다. 본사가 장성인 와토스코리아는 이재명 대표 국회의원 지역구인 계양구에 인천사무소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6.10포인트(1.44%) 하락한 2,464.00으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 대비 49.34p(1.97%) 내린 2,450.76으로 출발해 한때 2% 넘게 하락한 2,440대까지 밀렸다. 다만 이내 낙폭을 줄이며 2,460대서 횡보세를 나타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3.65p(1.98%) 내린 677.15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전체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시가총액은 하루 전보다 29조3,265억원 줄어들었다. 코스닥도 6조 4,866억원 감소했다. 양대 시장을 통틀어 35조 8,131억원이 증발됐다.

홍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