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종이팩 자원순환’을 위해선 폐지가 아닌 포장용기로 규정하고 분리배출을 통한 재활용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한 주민들의 분리배출 인식 개선과 함께 지자체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광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2일 오후 광주시청 2층 무등홀에서 ‘광주 종이팩 자원순환체계 구축’ 방안 모색을 위한 제2차 자원순환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주제 발표에서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이 종이팩 자원순환 체계 구축과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홍 소장은 캔, 페트병 등 재활용품에 비해 종이팩은 양면에 비닐 코팅이 된 종이 용기로, 폐지와 혼합되면 종이 섬유의 회수율이 떨어져 재활용이 어려워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일반팩(우유팩)과 멸균팩은 종이 용기의 구조 및 내부 종이 재질이 다르므로 혼합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며 “지난해 기준 종이팩 재활용률은 13.2%에 불과하며 2013년(35%)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종이팩은 폐지가 아닌 포장 용기로 규정해 페트병, 유리병, 캔 등과 같은 분리배출 체계를 적용해야 한다”며 “주민들이 쉽게 분리 배출할 수 있도록 수거체계 구축과 노력에 대한 보상이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자체 조례를 개정해 공동주택의 종이팩 분리배출을 의무화하고 수거 업체의 폐지 혼합 수거를 금지해야 한다”며 “실적 보고 의무화 및 공동주택 재활용품 수거 업체 계약서에 종이팩 분리배출 관련 내용을 명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규식 마지초등학교 교감은 지역사회와 학교를 연계한 자원순환 교육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최 교감은 “종이팩, 폐지 분리배출과 일반팩과 멸균팩도 구분해야 한다는 사실을 학교에서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있으며, 쓰레기 제로화 사업과 종이팩을 구하는 우리 학교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이 직접 탄소중립 실천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그 결과 학생들의 탄소중립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자발적인 실천을 이끌어내며 학교 주변의 분리수거 환경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선 종이팩 자원순환체계 구축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열띤 논의가 이어졌다.

황웅환 한국멸균팩재활용협회 사무총장은 “멸균팩은 일반 종이팩과 달리 알루미늄이 코팅돼 있어 재활용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재활용 어려움’ 등급으로 분류됐다”며 “멸균팩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 ‘재활용 어려움’ 등급으로 분류된 멸균팩을 재활용 용이성 등급 기준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멸균팩은 우유, 주스, 두유 등 음료 포장에 사용되는 용기로, 일반 종이팩과 달리 알루미늄이 코팅돼 있어 내용물을 장기간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알루미늄 코팅으로 인해 재활용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재활용률이 낮은 편이다. 멸균팩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 정부, 기업, 시민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서혜린 광주 북구 청소행정과 자원순환팀장은 “자원순환 활성화를 위해선 올바른 분리배출 등 현장 교육과 홍보를 통해 주민들의 분리배출 인식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며 “북구에서는 생활권역별 연합공동체를 통해 종이팩을 일괄 수거하고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포럼은 광주시, 광주자원순환협의체, 광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유어스텝, 광주교육시민협치진흥원, 광주녹색환경지원센터가 공동주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