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령 선포와 해제 후폭풍이 지방 행정기관과 의회에까지 미치고 있다.

4일 광주시에 따르면 강기정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예정된 광주 주민자치 공동체 한마당과 오후 2시 투자진흥지구 유치기업 협약을 전격 취소했다.

강 시장은 이날 오전 9시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시민 비상시국대회에 참석한데 이어 낮 12시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주최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했다.

이에 앞서 강 시장은 이날 새벽 4급 이상 간부를 긴급 소집했으며, 5개 구청장, 시의원, 시민사회 대표, 종교단체, 대학 총장 등과 비상계엄 무효를 위한 연석회의를 개최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도 오는 5일부터 8일까지 일본을 방문해 한일해협연안 시도현 지사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행정부지사가 대신 참석토록하고 이날 오전 서울로 이동해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했다.

앞서 김 지사는 도청에서 긴급 현안회의를 열고 “이번 비상계엄 선포는 참으로 당혹스럽고 참담하기 그지없다”며 “민주주의가 참혹했던 1980년 이전인 군사정권 시절로 후퇴한 것으로, 수십년간 쌓아온 대한민국의 국격을 한순간에 무너뜨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상계엄이 해제돼 다행”이라며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대한민국과 민주주의를 우리 손으로 계속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초단체장들도 지역 일정을 취소하고 잇따라 상경했다.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 문인 북구청장,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이날 예정된 구청장협의회 회의와 주민 초청 행사, 동장 회의 등을 취소하고 KTX로 상경해 비상시국회의에 동참했다. 임택 동구청장과 김이강 서구청장은 지역에 남아 통상적인 일정을 소화하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기로 했다.

시도 의회도 본회의 일정을 줄줄이 연기했다.

광주시의회는 심야 의원 회동을 통해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위한 상임위원회 회의를 오전에서 오후 1시로 연기하기로 했으나 민주당 중앙당 차원에서 시국회의를 소집하자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민주당 소속 의원 21명이 상경했다.

전남도의회는 이날 오전 예정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를 보류했다가 오후 2시부터 재개했으며 예결위원 등을 제외한 민주당 소속 의원 20여명이 상경했다.

민주당 소속이 다수를 차지하는 광주·전남 기초의회 의원들도 의회 일정을 미루고 시국회의에 동참했다.

여수·순천·목포시의회 등은 이날 예정된 상임위원회 일정을 미뤘다.

담양군의회는 이날 새벽 의회 일정을 취소됐다가 계엄령이 해제됨에 따라 재개했고 구례군의회도 오전부터 회의를 정상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