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헌정사상 45년 만에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규탄하며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는 자유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명백한 위헌 행위로, 즉각적이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해야한다는 전국민적 저항 여론이 들끓고 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와 광주진보연대 등 9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윤석열 퇴진 시국대성회 추진위원회는 4일 오전 9시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윤석열 퇴진 광주시민 시국대성회’를 열었다. 시국대성회는 지역 정당, 시민단체, 시민 등 주최 측 추산 500명이 참여했다.

이날 5·18민주광장에 모여든 시민들은 직접 만든 ‘헌정유린 내란죄 윤석열 체포 구속’, ‘뇌물수수 국정농단 김건희를 특검하라’, ‘국회는 지금 당장 윤건희 정권 탄핵 소추하라’ 등 다양한 손팻말을 들고 윤 대통령의 처벌과 탄핵을 촉구했다.

추진위는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을 지키기 위해 헌정을 유린하고 내란을 획책한 이들을 국민의 힘으로 반드시 단죄해야 한다”며 “국민은 더 이상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고, 국회는 윤석열 탄핵을 즉각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법조계도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사태에 대해 강력히 규탄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광주전남지부는 이날 오전 광주 동구 광주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상계엄 선포는 위헌, 위법적인 공권력의 행사이다”고 밝혔다.

민변은 “비상계엄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하는 경우에 매우 예외적으로 선포돼야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은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전혀 해당하지 않는다”며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는 헌법과 법률에서 규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해 위헌, 위법한 행위로 무효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윤석열의 비상계엄과 계엄군의 행동은 민주주의 원칙, 권력분립의 원칙, 법치주의의 원칙 등 헌법의 대원칙을 위반했다”며 “윤석열은 위헌 위법적인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지방변호사회는 “비상계엄 선포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파괴한 명백한 위헌 행위다”며 “이번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국민들은 극도의 혼란과 공포에 빠졌고, 윤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수사 및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월 단체들도 국민의 안전을 위태롭게 한 주범들을 즉각 구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18 기념재단과 5·18 공법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는 “지난밤 비상계엄 조치가 온 나라 국민의 안전을 위태롭게 만들고 국제사회를 뒤흔들었다”며 “이는 5·18민주화운동 당시를 연상케 했고, 한마디로 느닷없고 황당한 비상계엄 선포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대를 동원해 대한민국 국회를 침탈했고, 현재 한국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계엄이 해제됐다 하더라도 윤석열과 이에 가담한 인사들의 내란죄는 사라지지 않는다.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고 싸울 것이다”고 말했다.

5·18민중항쟁 당사자 69명은 공동 성명서를 내고 “80년 오월의 현장에서 보았던 계엄군과 헬기가 다시 재현되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며 “계엄령은 국민을 향한 선전포고다. 현대사의 비극적 역사를 재현하는 윤석열 정권의 만행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월어머니집은 “비상계엄령은 윤석열이라는 작자가 국회를 상대로 헌법질서를 거역하는 위헌행위를 스스로 자행한 자위쿠데타이다”며 “수사 당국은 즉각 수사권을 발동해 ‘반란수괴’ 윤석열을 체포해 구속 수감해야 하고, 김용현 국방부장관과 이상민 행안부장관 등 반란주동자를 즉각 탄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목포·해남·순천·광양·여수YMCA도 공동 명의의 시국 성명서를 내고 “헌법을 유린하고 민주공화국 국민들의 가슴에 총을 겨눈 윤 정권은 물러나야 한다”며 “국민의 기본권과 주권을 침탈하려는 윤석열을 탄핵하고, 내란을 획책한 대통령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노동계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의 행위에 대해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 계엄사령부 설치, 포고령 1호 발표, 장갑차 이동, 공수부대의 국회 난입 등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며 일련의 사태를 부역한 군 역시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한다”며 “이제 단죄의 시간이다. 민주노총은 윤 정권 퇴진시까지 무기한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배영준 활동가는 “80년 5월, 계엄군의 총칼 앞에서도 굴하지 않았던 광주의 정신을 이어받아, 장애인들도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한 투쟁에 함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