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에 대해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굉장히 실망스러운 꼬리 자르기식 판결이었다”고 반발했다.

안형주 화정아이파크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20일 “1심에서 HDC현대산업개발 현장소장에게 징역 4년이 선고됐지만, 우리 사회는 기업 총수를 제대로 처벌한 적이 없기 때문에 애초에 기대도 하지 않았다”며 “현장소장의 징역 선고가 정당한 처벌인지 의문이다. 꼬리 자르기에 불과한 선고가 아닌지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가 빠른 시일 내에 행정 처분을 하겠다고 했지만, 유가족들은 믿을 수 없다”며 “학동 붕괴 참사 관련 행정 처분도 아직 이뤄지지 않았는데, 서울시장이 임기 내에 화정아이파크 참사에 대한 처분을 제대로 하지 않고, 설령 한다고 해도 현산 측에서 가처분 신청을 통해 막을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기우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이번 1심 선고는 기업에 대한 노골적인 봐주기 판결이었다”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기 전 사고라는 이유로 이전 법을 근거해 판결을 내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변명 아닌 변명을 사법부가 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학동 4구역 철거건물 붕괴에 이어 화정아이파크까지 붕괴사고를 일으킨 기업에 대한 책임을 더 엄정하게 물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1심 판결이 2심을 앞둔 학동 참사 재판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가능성이 있고,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지 굉장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최환준·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