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소 검사’ 분리 규정 위반으로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던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의원(광주 북구갑)에 대해 검찰이 재기소했다.

광주지검 공공수사부(서영배 부장검사)는 지난 7일 정 의원 등 피고인 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재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선거법 위반 사건은 앞서 공소기각을 결정한 광주지법 형사12부에 배당됐다.

1심 재판부는 “선거관리위원회 조사자가 고발한 사건을 송치행위로 볼 수 없고, 검사가 고발 사건에 대해 조사와 압수수색·구속영장 청구 등을 진행해 수사를 개시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이는 자신이 수사 개시한 범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규정한 검찰청법 4조 2항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 의원 등은 4·10 총선을 앞둔 지난해 2월께 당내 경선 과정에서 전화 홍보원 12명을 고용해 홍보 문자메시지와 전화 연락을 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또 모 건설업체 대표에게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 딸을 보좌관으로 채용해주겠다고 약속하고, 정치자금 5,000만원을 받는 등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적용받았다.

광주지검 공공수사부는 지난해 10월 정 의원을 불구속기소 했는데, 수사 검사와 기소 검사를 분리하지 않고 수사 개시 검사가 기소했다.

당시 정 의원 측은 “수사 개시 검사가 공소까지 제기하는 것은 검찰청법 위반에 해당해 명백한 공소기각 사유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공소기각’은 형식적 소송 조건에 흠결이 있는 경우, 공소를 무효로 하고 소송을 종결시키는 절차다. 이 경우 검찰은 재판부의 결정에 항소하거나 다시 기소할 수 있다.

검찰은 이에 항소하는 대신 공소시효가 정지된 사건을 재기소했다.

광주지검은 “법원 1심 판결을 존중한다”며 “선거 사건을 처벌 공백을 막기 위해 즉시 재기소하기로 했고, 혐의는 변경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검찰의 재기소는 편파적인 결정이다”며 “자신들의 과오는 덮고, 기소 당부 여부를 따져 볼 상대방의 기회를 박탈시킨 오만한 선택이다”고 비판했다.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