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가 안방에서 비셀 고베(일본)를 꺾고 8강에 진출, 사우디행 티켓을 따내면서 K리그 자존심 지키기에 성공했다.

광주는 1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2차전 고베와의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3-0 승리를 거뒀다. 이날 3골차 이상으로 고베를 이겨야 8강 진출이 가능했던 광주는 2골 차로 앞선 채 정규 시간(90분)을 마쳤고 1, 2차전 합계 점수를 2-2로 맞춘 뒤 연장전 승부에서 아사니의 결승 골을 앞세워 3-0 완승을 거뒀다.

지난 5일 원정으로 열린 1차전에서 0-2로 패해 탈락 가능성이 높았던 광주는 안방 경기에서 기울어진 전황을 뒤집고 극적으로 8강행에 성공했다.

역대 시·도민구단 중 ACL 무대에서 8강에 오른 건 광주가 최초다. 광주와 함께 ACLE에 나섰던 울산 HD와 포항 스틸러스가 리그 스테이지에서 탈락한 가운데 광주가 서아시아 팀들과 맞붙는 8강까지 진출하며 K리그의 자존심을 살렸다.

전날 이정효 광주FC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에서 “광주가 한국을표하는 팀이기 때문에 승패 상관없이 한 골이라도 넣고 싶다.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밝혔고 마침내 고베와의 두차례 맞대결에서 무득점 패배(0-2)를 되갚았다. 지난 두경기 기록했던 ‘유효슈팅 0’의 굴욕도 씻어냈다.

일주일간의 휴식을 마치고 고베전만을 벼르고 있던 선수단은 전반전부터 가벼운 몸놀림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킥오프 5분만에 오후성이 박스 왼쪽에서 오른발을 날렸지만 상대 수비에 막혔다. 1분 뒤에는 박태준의 크로스를 받은 헤이스가 박스 중앙에서 왼발 슛을 날렸으나 상대 골키퍼에게 향했고, 흐른 공을 하사니가 재차 슈팅으로 연결지었지만 골문을 외면했다.

쉼없이 고베를 몰아친 광주가 선제골에 성공했다. 전반 18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박정인이 고베 수비진을 헤집고 헤더로 고베의 왼쪽 상단 구석을 갈랐다.

1-0으로 리드를 잡은 광주는 ‘추가골 사냥’에 나섰다.

하지만 전반 27분 김진호의 프리킥은 상대 골키퍼에 막혔고 33분 오후성의 헤이스가 슈팅 날렸지만 상대 수비진을 맞고 굴절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광주FC 아사니(아래)가 1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엘리트(ACLE) 비셀 고베와의 16강 2차전 후반전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광주FC 제공

전반전을 마친 광주는 후반전에도 추가골을 노리며 고베를 거침없이 압박했고, 후반 32분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주세종을 투입하며 득점 사냥에 나섰다. 광주는 후반 40분 상대 타쿠야 이와나미의 핸드볼 반칙으로 비디오판독 끝에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아사니가 왼발 슈팅으로 오른쪽 상단 구석에 골을 넣으면서 2-0을 만들었다. 1,2차전 합계 점수도 2-2로 균형을 맞췄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돌입했고 연장 후반 12분 광주는 오후성을 빼고 최경록을 투입시켰다. 광주가 경기 종료 2분전 극적인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주인공은 아사니였다. 아사니는 최경록이 뒤로 내준 공을 왼발 슛으로 왼쪽 상단 구석에 찔러 정확히 넣으면서 3-0을 만들었다.

광주는 남은 시간에도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2002 월드컵 4강 확정 장소인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시·도민 구단 최초 ACLE 8강 진출 신화’라는 또 하나의 새역사를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