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이라고 생각했던 순간을 바꾼 선수들이 자랑스러울 뿐이다. 이제 다음 경기만을 바라보겠다.”

광주FC 이정효 감독이 안방에서 ‘J1리그 챔피언’ 고베(일본)를 꺾고 8강 진출을 이끈 소감을 밝혔다.

광주FC는 1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2차전 고베와 홈 경기에서 전, 후반을 박인혁의 선제골과 아사니의 페널티킥으로 2-0으로 압도해 1,2차전 합계 점수를 2-2로 맞춘 뒤 연장전에서 아사니의 결승 골을 앞세워 3-0 완승을 거뒀다.

지난 5일 원정으로 열린 1차전에서 0-2로 패해 탈락 가능성이 높았지만 불리한 상황을 뒤집고 안방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8강행에 성공한 광주다.

경기 후 이정효 광주FC 감독은 “KIA 타이거즈의 김도영 선수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그런 날이 있다. 뭘 해도 될 것 같은날.’ 선수들이 경기를 준비하면서 눈빛도 달랐고 자세도 달랐다. 오늘 선수단에 기대가 많이 됐다. 결과로도 보여줬기 때문에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승패와 관계없이 팬분들이 성원을 불어넣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두 번의 맞대결에서 무득점 패배를 했던 광주FC다. 이정효 감독은 “많이 분석했다. 공격적인 수비나 압박을 염두에 뒀다”며 “골이 필요했기에 리스크를 안더라도 만들어나갈 수 있는 경기를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비셀 요시다 감독 역시 “광주 홈팬들의 응원이 있었기 때문에 광주 선수들이 편한 분위기 속 경기를 치렀을 것 같고 이런 분위기에 압도당했다”며 “광주 선수들이 뒷공간을 노리는 전환 플레이를 잘했고 우리 팀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역대 시·도민구단 중 ACL 무대에서 8강에 오른 건 광주가 최초다. 광주와 함께 ACLE에 나섰던 울산 HD와 포항 스틸러스가 리그 스테이지에서 탈락한 가운데 광주가 서아시아 팀들과 맞붙는 8강까지 진출하며 K리그의 자존심을 살렸다. 특히 2002 월드컵 4강 확정 장소인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시·도민 구단 최초 ACLE 8강 진출 신화’라는 또 하나의 새역사를 작성한 점도 의미가 깊다.

이미 16강 진출을 통해 20만 달러(약 2억 8,000만원)에 달하는 상금을 획득한 광주는 8강이 열리는 사우디행 티켓을 따내며 40만 달러(약 5억 6,000만원)의 상금을 확보했다. 이는 K리그 우승 상금에 준하는 정도다.

하지만 이정효 감독의 시선은 오로지 다음 경기인 16일 김천전을 향해 있다. 이감독은 “리그를 치르는 데 있어서 오늘 경기로 얻었던 자신감이 큰 도움이 될것 같다.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준 경기였다. 용기·용맹·몰입이 잘 구현돼 결과를 만들었다”며 “ACLE 목표는 8강 진출이였다. 일단 이뤘으니 이제는 다가오는 김천전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