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현대사에 한 획이 그어질 날이 밝았다.

헌법재판소는 4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를 선고한다. 헌정 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다. 온 나라와 세계의 시선이 헌법재판소로 모아진다.

국회는 지난해 12월 14일 ‘12·3 비상계엄 사태’의 위헌·위법성 책임을 묻기 위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켜 헌법재판소로 넘겼다.

헌재는 11차례 변론기일을 통해 5대 쟁점 사항에 대한 소추인(국회)과 피소추인(윤석열 대통령) 의견을 들었다. 헌재 재판관들은 △비상계엄 선포 과정과 계엄포고령 1호 △군경을 동원한 국회 장악 시도 △영장 없는 압수·체포 등 선관위 장악 시도 △정치인·법조인 등 체포 지시 등에 대한 위법·위헌성 여부를 판단한 뒤 ‘파면할 정도로 중대한 잘못인지’에 따라 인용·기각 의견을 선택한다. 탄핵소추 절차상 문제를 들어 각하 의견을 택할 수도 있다.

5대 쟁점 사항 중 하나라도 중대한 위헌·위법이 인정된다면 탄핵은 인용된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도 헌재는 4개 쟁점 중 1개만 인정하면서도 그 위반의 정도가 중대하다고 판단해 파면했다.

선고를 하루 앞둔 이날 헌재는 오전과 오후 재판관 평의를 열어 선고 절차와 결정문 문구 등에 관한 막바지 세부 조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결정문은 이 사건의 주심인 정형식 재판관이 다수의견을 기초로 작성한다.

다만 정 재판관이 다수의견에 동의하지 않고 소수의견을 냈다면, 다수의견 재판관 중 한명이 초안을 작성한다. 결정 주문이나 이유에 대해 다수의견과 견해가 다른 재판관들은 소수의견을 제출해 반영한다.

재판관 8명 중 6명 이상이 탄핵 인용을 결정하면 윤 대통령은 헌정 사상 두 번째 ‘파면 대통령’이 된다. 반면 3명 이상이 기각 또는 각하 결정을 하면 윤 대통령은 곧바로 직무에 복귀한다. 헌재 결정의 효력은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주문을 낭독하는 즉시 발생한다.

여야는 선고를 하루 앞두고 ‘인용, 기각·각하’ 여론전을 펼쳤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와 광화문 광장을 오가며 윤 대통령이 반드시 파면돼야 한다는 당위성을 부각하고 헌재를 향해 탄핵 소추 인용을 호소했다.

민주당은 광화문 천막 당사에서 원내 지도부 회의를 열었고, 선수별·상임위별로 의원들의 동시다발적인 파면 촉구 1인 시위와 기자회견도 이어갔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천막당사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비상계엄 선포, 포고령 1호, 무장 군대를 동원한 국회와 중앙선관위 침탈, 정치인과 법조인 체포 지시 등이 모두 확실한 파면 사유”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올바른 판결’을 촉구하며 막판 ‘기각·각하’를 주장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탄핵 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큰 갈등과 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헌재가 국민들께서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판결을 해야 판결 이후 갈등과 혼란이 최소화된다. 헌법재판관들이 법리와 원칙, 한 사람의 양심에 따라 올바른 판결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대통령 변호인단은 질서 유지와 경호 문제 등을 고려해 윤 대통령이 탄핵심판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