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신대지구 A중학교 집단폭행 사건<본보 6월21일자 7면>과 관련해 학교 측이 무사안일한 태도로 대응하고 있어 비난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학교폭력에 대한 사회 의식 수준은 달라지고 있지만, 교육 당국의 구태의연함 때문에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가슴을 졸이고 있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 새벽 A중학교 3학년 B, C양 2명과 이 학교 졸업생 D양이 E양에게 SNS 메신저로 협박을 하고 새벽녘 집 밖으로 불러내 집단폭행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학교 측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소집해 폭행 사실을 조사하고 접촉 및 협박·보복행위 금지라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피해자 가족이 가해자와 한 공간에서의 분리를 요구했지만 이를 무시한 채 해당 폭행 사건을 조사하는 기간 동안 한 교실에서 생활하게 했다.

이에 대해 한 학부모는 “사건을 조사하는 10여 일 동안 같은 반에서 생활하게 한 것은 또 다른 폭력”이라며 “수수방관 태도의 학교를 믿고 우리 아이를 등교시키기가 무섭다”고 말했다.

이후 지난 21일 학교 측은 학교폭력전담기구 회의를 통해 ‘학교장 전결 사안이 아니다’라는 의견에 따라 이 사건은 순천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됐으며 앞으로의 절차는 순천교육청에서 전담하게 된다.

하지만 A중학교가 피해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가해자의 편’이라는 비난은 여전하다.

‘규정에는 없다.’, ‘심리상담사 모니터링 결과 한 반에 있어도 마땅하다’는 결론, ‘조치를 내린 후 바꾼 전례는 없다’라는 황당한 변명을 늘어놓은 채 ‘지켜보기’ 교육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순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경미한 사안이라도 피해자가 중심이기 때문에 피해자의 요청이 있으면 분리 조치를 할 수 있는 건 당연하지만 당시 학교장 결정에 따라 조치가 취해진 것 같다”며 “해당 학교에서도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이 접촉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상담 등 모든 조치를 취하고 빠른 시일 내에 심의를 개최해 사건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A중학교 관계자는 “긴급조치 중 특별교육, 출석정지(학교 자체 프로그램 운영) 등의 조치는 중징계에 해당하는데 가해자가 여러 명이지만 한 명이 같은 반이라는 이유로 분리를 시키는 건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이라면서 “피해자의 심리상담 부분에서 그 정도의 조치 사항까지는 아니라고 판단했고 지금도 계속 지켜보고 있다. 순천교육청으로 사건이 넘어간 만큼 조치도 순천교육청에서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