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길용현 기자]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전남지역 기초단체장 경선 과정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고 있다.

권리당원 명부 유출, 불공정 행위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지는가 하면, 일부 지역에서는 후보 간 비방이 난무하는 등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2일 민주당 전남도당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전남도당은 지난달 30일 6·1 지방선거에 나설 전남 14개 시·군 기초단체장 후보를 확정했으며, 결선투표를 치를 6곳의 선거구를 발표했다.

민주당 전남도당의 기초단체장 공천 작업이 서서히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지만 곳곳에서 반발과 잡음이 일고 있다.

현직 기초단체장 중 민주당 경선에서 유일하게 탈락한 전동평 영암군수 예비후보는 이날 “공천장을 따낸 우승희 예비후보가 심각한 불공정 경선 행위를 저질렀다”며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했다.

전 예비후보 캠프는 “우 후보는 지난달 28일 선거구 권리당원에게 전화를 걸어 경선 방식을 안내하면서, 권리당원으로 투표하고 다음날에도 전화가 오면 권리당원이 아니라 하고 또 투표할 것을 지시 내지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공직선거법은 당내 경선을 위한 여론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같은 사람이 두 차례 이상 응답하도록 지시·권유·유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전 후보 측은 설명했다.

전 예비후보 측은 우 예비후보의 이중 응답 권유가 담긴 통화내역을 증거물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권리당원 명부가 특정 후보에게 유출됐다는 의혹도 곳곳에서 제기돼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진도군수 후보 경선에서 박인환 후보에 1.7%포인트 차이로 고배를 마신 이재각 후보도 중앙당에 재심 신청을 했다.

이 후보 측의 재심 청구 사유 주요 내용은 ▲권리당원 명부 유출 의혹 ▲허위사실 유포 ▲당원으로서 상대 후보의 해당 행위 등이다.

광양시장 경선에서 김재무 예비후보에게 패배한 이용재 예비후보는 권리 당원명부 유출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민주당 순천광양구례곡성 지역위원회의 컴퓨터 로그기록 공개를 요청하고 나섰다.

김종식 강성휘 예비후보의 2인 경선으로 치러질 예정이었던 민주당 목포시장 경선은 8,000여 명의 당원 입당원서 유출 의혹이 불거지면서 잠정 중단됐다.

이에 중앙당 비대위는 기존 권리당원(50%), 안심번호 선거인단 일반인(50%) 투표 합산 경선 방식을 100% 국민경선(안심번호 선거인단)으로 치르기로 했다.

최종 후보자로 세 명이 확정된 담양군수 경선에서도 휴대폰 청구지 변경 여론조작, 불법 탈법 범죄행위 등 공정 선거를 방해하고 있다는 반발이 일고 있다.

김정오 예비 후보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휴대폰 청구지 주소 변경 여론조작 사건은 분명한 범죄행위로 이병노 예비후보는 3일 오후 3시까지 자진해서 사퇴할 것을 경고한다”며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 보관 중인 몇 개의 녹취파일과 증거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예비후보가 사퇴하지 않고 버틸 경우 경찰과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하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겠다”고 덧붙였다.

본 경선을 앞둔 강진에서는 강진원·이승옥 예비후보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 예비후보는 “강 예비후보 측이 경선 득표수와 순위는 비공개 보안 사항임에도 언론에 이를 공개해 심각한 불공정 경선을 초래했다”며 “민주당이 강 예비후보의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강 예비후보는 “이 예비후보가 사소한 문제를 침소봉대해 군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장흥군수 경선은 공관위 검증 패싱 논란 끝에 일부 후보가 경선을 보이콧했다가 중앙당에서 경선 무효 결정이 내려져 재경선이 치러졌다. 이 과정에서 홍지영 후보는 출마를 접었으며, 사순문 후보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로 선회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어김없이 특정 계파의 현역 국회의원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뒷말과 함께 이러한 민주당의 원칙 없는 공천이 지속될 경우 2년 후 총선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현역 의원들이 2년 뒤 총선에서 기득권을 뺏기지 않으려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노골적으로 자기 사람 심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선 패배 이후 가뜩이나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당내 기득권 세력들의 이러한 행보는 향후 민주당에 심각한 위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길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