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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술, 좋은 술
데스크칼럼/이연수(부국장대우 겸 경제부장)

2022. 12.06. 17:04:36

조금 이른 송년 회식자리였다. 잎새주로 건배사를 제안한 좌장이 ‘소주의 맛’을 귀에 쏙 박히게 들려준다.

“술은 80%의 물에 알코올과 첨가제를 더해 만들어집니다. 때문에 물맛이 가장 중요한데, 노령산맥 지하 253m에서 얻은 천연암반수를 사용해 싱그럽고 깨끗한 맛을 내는 게 바로 잎새주죠. 일반 수돗물을 걸러서 만든 소주와는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스토리텔링의 힘이었을까. 향토애의 발로였을까. 솔깃한 팩트와 함께 들이킨 잎새주는 자연에서 온 재료로 만든 소주 본연의 맛 그 자체다. 그날 회식자리는 잎새주가 주인공이 됐다.



#마음을 나누고 싶을 때 마신다



전국에는 지역별로 그 지역을 대표하는 소주 제품들이 생산되고 있다. 광주전남을 대표하는 소주는 잎새주다. 보해양조의 한 관계자는 “참이슬이 광주 술 아니었냐고 물을때 가장 가슴 아프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보해양조는 호남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좋은 물을 찾아 목포에서 장성으로 터를 옮겨 그곳에서 얻은 천연암반수로 잎새주 등 모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해남의 보해 매실농원 최상급 청매실은 ‘매취순’의 원료가 됐고, 신안 토판염 등 세계 3대 소금으로 소주의 쓴맛을 잡은 ‘보해소주’는 유명 연예인 광고 없이도 소비자가 식당에서 먼저 찾아 입점시키는 역주문 소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여수 지역 특화제품인 ‘여수 밤바다’는 여수를 상징하는 돌산대교와 반짝이는 별빛을 이미지화시켜 주목받았고, 웹툰작가 기안84와 협업한 제품 라벨로 더욱 유명세를 탔다. 지난 2004년 출시 이후 최고의 복분자주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보해복분자주’나 국산 청매실로 빚어 5년, 10년, 15년의 숙성기간을 거쳐야만 탄생하는 프리미엄 매실주 ‘매취순’은 이미 ‘좋은 술’로 정평이 나 있다.

1950년 설립한 보해의 원칙은 ‘착한 술, 좋은 술’이다. 창업주인 고 임광행 회장은 좋은 술을 만들려면 훌륭한 재료에 빚는 이의 정성이 더해져야 한다는 철학을 강조했다고 한다.

“술은 사랑하는 가족, 소중한 친구와 마음을 나누고 싶을 때 마십니다. 그러니 술을 빚는 마음은 항상 사람을 향해야 합니다. 마음이 틀어져 있는 사람은 좋은 술을 만들 수 없습니다. 술은 마음이 빚어내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좋은 술을 만든다는 자부심에 한동안 지역민의 큰 사랑을 받았던 보해는 10여년 전 보해상호저축은행 사태와 타 주류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속절없이 내주고 있다.

작년 8월 출시 이후 전국의 노포맛집에서 입점 문의를 받는 등 코로나19로 주류업계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서도 입소문을 타고 히트한 보해소주와 여수 지역에서 판매중인 여수 밤바다가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술 빚는 마음은 사람을 향해야



지난 가을, 흑산도를 방문했을 때 식당 주인이 흑산홍어에 어울리는 최고의 막걸리라며 홍탁으로 내어놓은 막걸리가 보해의 ‘순희’였다. 흑산도의 어느 식당엘 가도 주인장들은 목포에서 공수해 온다는 신세대 막걸리 순희를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막걸리 순희가 100% 우리쌀과 천연 암반수로 만들어 16일간의 장기 저온발효 후 숙성하는 차별화된 공법으로 맛과 향이 뛰어나다는 것, 또한 파스퇴르 공법을 적용해 막걸리 본연의 영양과 신선한 맛이 균일하게 오래 유지된다는 것을 흑산도 홍어집 주인장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검증된 입소문보다 더 강력한 마케팅 효과는 없을 것이다. 보해 잎새주를 회식자리에서 당당히 어필할 수 있는 자신감과 애정이 다시 지역민이 향토술을 찾고, 향토기업을 일으켜 세우는 동력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돌이켜보니 대학시절 캠퍼스에서 “목 넘김이 부드럽다”며 그리도 들이켰던 소주는 ‘보해골드’가 아니었던가.

회식과 술자리가 잦은 연말이다. 당과 나트륨, MSG를 넣지 않고 자연에서 추출한 감미료만을 사용한 잎새주가 한 잔 술에 힘들었던 한 해를 깨끗이 씻어주고 새로운 해를 희망으로 맞이할 수 있게 용기와 위안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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