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도

마진도는 신안군 장산면에 딸린 작은 섬이다.

마진도 선착장

선착장에 닿으면 꽤 넓은 물양장 가운데 헬기장이 눈에 띈다.

작은 주춧돌 위에 놓여 있는 마진(馬津)1구 표지석이 선명하다. 길게 놓인 진입로를 따라 낡은 선착장, 전복양식장이 자리하고 있다.

부리가 빨간 검은머리물떼새가 인기척에 아랑곳하지 않고 연신 모이를 쪼으는 중이다. 검은머리물떼새는 천연기념물로, 신안 지역의 무인도에서 번식한다.

마진이네, 맞이방

마을로 들어가는 길에 만나는 ‘마진이네 맞이방’은 특별한 곳이다. 마을 이야기 지도가 펼쳐져 있다.

동네 구석구석을 소개중이다. 마을회관, 빨래터, 노인정, 양식장, 선착장, 옛 소풍길 등이 정겹다. 마을공동샘, 서당샘, 건넛샘, 통대구리샘 등 이름 또한 흥미롭다.

처녀, 총각 연애터, 전망 좋은 곳, 아이들 수영 했던 곳은 한걸음에 가보고 싶어진다.

‘마진도에 가면 만날 수 있는 분들’도 상세하게 실었다. 창, 꽹과리, 북, 국악을 잘하는 사람, 최고령자, 막걸리 잘 담그는 이, 낙지를 잘 잡는 어부, 손 재주꾼, 맥가이버 등 사연도 다양하다.

마을로 들어서면 지명의 유래를 새긴 마진1리 표지석을 볼 수 있다.

사방이 바다로 둘러 싸여 있어 어장이 풍부하고 가까운 거리에 장산도가 있어 김해 김씨, 전주 최씨, 달성 서씨, 이천 서씨, 청주 한씨 등이 이주해 마을을 형성했다.

마진도는 어미섬인 장산과 불과 5분여 거리에 위치한다.

섬의 형태와 마을 뒷산의 바위가 말 모양이고 나루터가 있어 마진이라 칭했다.

보건진료소 왼쪽으로 대부분의 민가가 운집해 있다. 치안센터 뒤쪽으로 몇 걸음 옮기면 폐교된 장산초등학교 마진분교장이다.

묵혀진 논을 뒤덮은 갈대가 무성하고 길은 비좁다. 담장은 허물어지고 건물만 덩그러니 남았다.

1986년 11월 4일 준공한 학교는 개교 20여년만인 지난 2007년 문을 닫았다.

김용진 시혜추모비

예닐곱 그루의 소나무 아래에 자리하고 있는 오래된 비석은 김용진 시혜추모비다.

1968년 교사로 온 박문기가 세웠다. 자신의 은사인 김용진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담아 비 건립을 추진했다고 전해진다.

김용진은 당시 전남도교육위원으로 마진도 학교지원과 지붕개량 지원 등에 도움을 줬다.

1970년대까지는 보리농사가 활발했다.

보리농사가 시들해지면서 2000년대 초, 김 양식이 활기를 띄었다. 현재 주민들은 밭농사가 생업이다.

마진도 마늘밭

마늘, 양파, 고추, 보리, 고구마 등을 주로 생산한다. 수산물로는 병어, 붕장어, 농어, 돔, 톳, 각종 패류 등이다.

들녘에는 고추 농사 준비로 농부의 손길이 분주하다.

새우양식장도 치어 입식 준비가 한창이다. 상수도 수원지로 향하는 길, 가뜩이나 흐린 날씨에 안개가 시나브로 마을 위를 덮친다.

정문식 장산면 상수도 담당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마진도를 방문해 정수장을 점검한다.

주민들은 예전에는 지하수를 사용했으나 지난 2012년부터 정수장을 통해서 맑은 물을 공급받고 있다.

창고와 지붕은 태풍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단단히 동여맸다. 물통, 타이어, 블록 등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 동원됐다.

논, 밭 주위에는 농업용수를 제공하는 펌핑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영농 시 손쉽게 물을 공급 받을 수 있다. 힘이 덜 들고 시간도 단축돼 일석이조인 셈이다.

동쪽 끄트머리 현목섬은 500m에 걸친 백사장이 으뜸이다.

마진도는 작고 아담해 1시간 30분이면 섬을 한 바퀴 돌 수 있을 정도로, 섬 전체가 아름다운 산책로인 셈이다.

진도 군내면, 해남 임하도와 마주 보고 있다. 자갈과 모래가 섞여 있고 파도의 영향으로 오래된 나무들은 밑둥이 드러났다.

옛 소풍길을 걷다 보니 천리향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담장 너머 사과나무는 화사한 꽃을 틔웠다.

마진도 수상작업대

마진도의 남쪽 끝 선착장에는 긴 동아줄에 매인 수상작업대가 바다를 향하고 있다.

(구) 히라시 어장과 전복양식장이 있고 넓은 바다는 제주도로 가는 길목이다. 마진1리 경로당 정자 앞, 할머니 뒤를 졸졸 따르는 고양이 무리에 적잖게 놀랐다.

어르신 집에는 매일 60여 마리의 고양이들로 넘쳐난다. 제 집처럼 드나들고 안방인양 마당에서 뒹굴댄다고 한다.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길, 저 멀리 바다 위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옅은 해무에 휩싸인 풍경이 한 폭의 산수화 못지않다.

섬사랑 10호

때 마침 섬사랑 10호가 마진도에 멈춘다.

진도에서 출발해 율도, 백야도, 마진도, 목포, 진도를 하루 두 차례 오간다.

백야도 선착장

◇백야도

이름도 멋스러운 백야도는 섬의 모양이 갈매기가 나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 붙여진 지명이다.

지난 1969년 1월 무안군에서 신안군이 분군 돼 장산면에 편입됐다. 장산면 팽진리에 속해 있다.

네 곳의 모래밭과 밭, 약간의 논도 있다. 예전부터 자연산 김과 톳, 인근 해역에서는 농어, 돔 등이 잡혔다.

백야도 대나무 숲길

선착장에서 난 길을 곧장 따르면 숲길로 들어선다.

섬에는 남매와 어르신 부부 등 3가구가 전부다. 인적이 드문 탓인지 조용하고 평화롭다.

새우, 꽃으로 단장한 벽화가 마을과 잘 어울린다. 몇 걸음 옮기면 학교 부지에 이른다. 교사는 낡고 신발장은 색이 바랬다.

관사로 보이는 세평 남짓의 건물 지붕은 곧 내려앉을 듯하다.

폐교된 장산초등학교 백야분교장

1981년 9월 개교한 백야분교장에는 개교 33주년을 기념해 백야주민들이 기증한 이승복 동상과 ‘독서는 마음의 양식’ 조형물만 남았다.

작은 학교 치곤 꽤 넓은 운동장을 지녔었다.

학교를 빠져 나와 보이는 바다 건너섬은 고사도와 평사도다. 그리 길지 않은 숲길을 따라 가면 탁 트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백야도임을 알리는 선착장에 서면 무인도 노랑섬과 굴배섬이 지척이다.

눈이 머무는 곳마다 아름다운 섬들이 펼쳐진다. 멀리서나마 율도, 진도, 고사도, 평사도, 신의도, 장산도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