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불황속 맞이한 가정의 달, 소비자들은 행복감과 함께 두려움도 크게 다가온 분위기다.

소중한 마음을 표현할 각종 선물 가격은 물론 휴일 맞이 나들이 비용까지 천정부지로 치솟아 가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8일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의 최근 조사 대상 2,533명 중 78%가 가정의 달 기념일 관련 소비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같은 조사 때보다 3.3%p 감소했고 같은기간 소비 계획이 아예 없다는 응답은 18.7%에서 22%로 늘었다.

소비계획이 없는 이들 중 ‘생활비 지출 증가 등으로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음’이라는 응답은 7.8% 증가했다. 또한 소비 계획이 있는 응답자 중 72%는 비용 부담을 토로했다.

실제 가정의 달 수요가 많은 품목들의 가격은 고공행진중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나간 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에 이어 오는 스승의 날(15일), 성년의 날(19일), 지난 2007년부터 법정기념일이 된 부부의 날(21일) 등 가장 간편하게 마음을 전달할 카네이션 등 화훼류는 유류비 등 상승에 매년 오름세를 이어왔다.

지난달 광주지역 기준 어린이날 수요가 많은 장난감은 전년동월대비 0.6% 비싸지는데 그쳤으나 △아동화(2.8%) △휴대용멀티미디어기기(4.4%) △컴퓨터(1.2%) △유아동복(0.4%) 등은 모두 상승했다.

어버이날 대표 효도 선물인 홍삼과 건강기능식품은 2년 새 각각 5.0%·4.5%씩 올랐다.

성인이 된 이들이나 연인에게 선물하기 좋은 △장신구(6.3%) △화장품(3.9%) 등도 오름세다.

분위기를 더해줄 외식·나들이도 가격 걱정이 태산이다. 지난달 광주의 외식물가는 3.6% 올랐고 숙박은 4.2%, 놀이시설·관람시설 이용료는 각각 2.5%·2.3%씩 상승했다.

이에 올해 가정의 달에는 불필요한 선물과 나들이를 줄이려는 분위기가 확대되고 있다.

롯데멤버스 자체 리서치 플랫폼 ‘라임’ 조사 결과 어버이날 드리고 싶은 선물 중 ‘용돈’은 83.9%의 응답률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어버이날 받고 싶은 선물 역시 ‘용돈’이 70.8%로 1위다.

고물가 추세 속에서 소비자들이 형식적인 선물보다는 실용적인 선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직장인 장광영 씨(31)는 “매년 가정의 달을 챙기려고 하지만 사회초년생 직장인 급여로는 어려운게 현실”이라며 “어려운 시기인 만큼 지인·가족·연인 등 한 해 쯤은 기념일을 넘기더라도 서로 상황을 이해해주는게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홍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