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부의 세수가 크게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장인들이 내는 근로소득세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서울 노원갑)이 19일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세목별 세수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7월까지 43조4,000억원의 역대급 세수 펑크가 발생한 가운데 직장인이 납부하는 근로소득세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둔화와 윤석열 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세수가 대폭 줄었는데 ‘유리지갑’인 직장인 대상 세금만 나홀로 증가한 것이다.

올해 7월까지 국세 수입은 217조6,000억원으로 작년 같은기간(261조원)보다 43조4,000억원(16.6%) 감소했다. 가장 많이 감소한 세목은 법인세로 1년 전(65조6,000억원)보다 무려 17조1,000억원(26.1%)이나 줄었다.

그 다음으로 감소 규모가 두드러진 세목은 소득세 중 양도소득세다. 양도소득세는 1년 전(20조7,000억원) 대비 11조1,000억원 줄었다. 전년동기 대비 53.6% 감소한 수치다. 자영업자와 개인사업자 등에 부과되는 종합소득세도 12조4,000억원으로 1년 전(14조8,000억원)보다 2조4,000억원(16.2%) 감소했다. 부가세는 56조7,000억원으로 1년 전(62조9,000억원)보다 6조1,000억원(9.7%) 줄었다.

자산시장과 연계된 증여세, 증권거래세, 종합부동산세 등도 줄줄이 10% 이상 쪼그라들었다.

모든 세목이 줄어드는데 유독 근로소득세만 늘고 있다. 직장인의 월급에 부과되는 근로소득세는 37조원으로 1년 전(36조9,000억원)보다 1,000억원 정도 늘었다. 근로소득세는 7월에만 5조8,000억원이 걷혀 전년동월(5조5,000억원) 보다 2,000억원 가량 더 걷혔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말 근로소득세는 작년보다 1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진 의원은 “경기 악화와 감세 정책 영향으로 법인세, 양도세, 부가세 등 세수가 줄줄이 쪼그라들었는데 유리지갑인 직장인이 낸 세금만 증가하고 있다”며 “과세 속도에 정작 브레이크가 필요한 이들은 대기업이 아니라 직장인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