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29일 이태원 골목 압사 사고 피해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불법 건축물’이 광주에서도 여전히 수백건 이상씩 적발되고 있어 안전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월세 수입을 목적으로 불법으로 건물을 개조하거나 용도를 변경하는 등 위법 행위가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25년부터 이행강제금이 가중 부과됨에 따라 불법 증축 등 행위가 근절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2일 광주시와 5개 자치구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0~2023년 9월) 광주지역에서 적발된 불법 건축물은 3,059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1년 997건, 2022년 1,087건, 2023년 9월까지 975건으로 매년 1,000건 가까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시정된 건수는 2021년 957건에서 2022년 677건, 올해 9월까지 434건으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1년 전 압사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 골목의 경우 인접해 있던 해밀톤호텔의 불법 건축물이 골목의 공간을 좁혀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해밀톤호텔은 본관 북측 주점 17.4㎡를 무단 증축해 테라스로 사용 중이었다.

이로 인해 폭 4m의 골목길은 3.2m로 좁혀졌고, 통행 흐름을 방해하는 등 병목 현상을 유발해 피해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광주지역에서도 불법 건축물로 인한 붕괴 피해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 7월 남구 방림동 한 주택이 폭우로 인해 붕괴됐다.

당시 거주 중이던 중국 국적의 70대 외국인은 재빨리 대피했지만, 자재들이 주변에 떨어져 일대 통행이 제한됐다.

해당 주택은 불법 건축물로 노후화되면서 무너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불법 건축물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행강제금 부과 등 시정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광주시는 건축 조례에 따라 건축물 불법 행위에 대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행강제금은 시가표준액을 기준으로 위반 행위에 따라 정해지지만 최대 10%를 넘지 않는다.

때문에 불법 증축 행위로 얻은 이익이 이행강제금보다 많다보니 시정 조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광주시는 지난해 2,687건(43억 3,150여만원)의 이행강제금을 징수했고 1인당 평균 161만원 수준이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는 1,313건(20억, 9440여만원)을 징수했는데, 1인당 159만원으로 이행강제금은 작년과 대동소이했다.

이에 광주시는 영리 목적이나 상습적으로 불법 건축물을 위반한 대상에 대해 이행강제금 가중 비율을 30% 늘려 법적 효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상업적 목적 등 불법 건축물로 인해 얻은 이익이 많을 경우 시정 조치가 쉽지 않았다”며 “이행강제금 가중 부과는 시민들에게 제재를 주는 조항이기 때문에 1년간 홍보 활동 등 유예기간을 거치고 오는 2025년부터 적용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