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만 아직 기회는 있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FC가 전북현대 원정에서 패배하면서 창단 첫 아시아 무대 확정이 시즌 최종전으로 미뤄졌다.

광주는 지난 2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하나원큐 K리그1 2023 3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2로 졌다.

이날 패배로 광주는 승점 58점(16승 10무 11패)으로 3위를 유지했으나 4위 전북(16승 9무 12패·승점 57점)에 1점차로 추격을 허용하면서 3위 자리를 아슬아슬하게 지켰다. 3경기 연속 무승에 그친 광주는 내달 3일에 열릴 포항스틸러스와의 최종전까지 아시아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LCE) 진출 싸움을 펼치게 됐다.

광주는 4-4-2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오후성과 이건희가 투톱으로 나섰고 엄지성과 이강현, 정호연, 토마스가 중원을 이뤘다. 포백은 두현석과 안영규, 김승우, 이상기가, 골문은 김경민이 지켰다.

광주는 전반 초반부터 볼 점유율을 62%까지 끌어올리면서 전북의 골문을 노렸다. 그러나 전반 18분 전북 안현범에게 헤더 선제골로 실점을 허용하면서 흐름을 내줬다.

이후 광주는 추격의 고삐를 바짝 당겼지만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 24분 정호연의 강력한 슈팅은 상대 김정훈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고 1분 뒤 토마스의 슈팅마저 득점에 실패했다.

전반 37분에는 정호연이 강력한 슈팅으로 응수했지만 상대 선방에 막혔고 2분뒤 엄지성의 크로스를 받은 이건희가 헤더로 연결 지었으나 전북 골문을 뚫지 못했다.

전반 종료 직전 불운은 계속 따랐다. 김경민이 전반 추가시간 2분 전북 공격수 송민규의 헤더 슈팅을 막아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VAR) 결과 볼이 골 라인을 넘어서면서 두 번째 실점을 내줘 전반을 0-2로 마쳤다.

광주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카드를 꺼냈다. 오후성과 김승우를 빼고 이희균, 티모를 투입해 공격에 무게를 실었다. 광주는 엄지성을 활용한 빠른 역습을 통해 후반전 만회골을 노렸지만 상대 수비를 뚫지 못했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전북을 상대로 쉼없이 몰아붙였으나 골결정력 부족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백기를 들었다.

경기 후 이정효 광주 FC 감독은 “팬분들이 전북 원정에 많이 찾아오셔서 응원도 열심히 해주시고 선수들도 열심히 뛰었다. 아쉽긴 하지만 아직 기회는 있다. 보완해서 다음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총평했다.

전북에 덜미를 잡힌 광주는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출전권이 주어지는 3위를 전북에 승점 1점차로 추격을 허용하게 됐다.

이 감독은 “재밌어졌다. 긍정적인 부분은 우리 팀이 자력으로 3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번 경기는 빨리 잊고 포항전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존심이 상한 건 아니다. 준비한 대로 잘했다.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든다. 전북은 강팀이기에 나도 선수들도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 좋은 경험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멘탈도 실력이다. 경기장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잠재력을 발휘해야 하고 나 역시 감독으로서 그런 잠재력을 끄집어내야 한다. 나 자신부터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상 ‘닥공’을 추구한다는 이 감독은 “골이 터지든 내 속이 터지든 둘 중 하나였는데 결국 나의 속이 터졌다. 선수들이 의기소침해진 것 같다. 어느 구단과 붙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선수들이 더 침착하게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조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