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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도 그리움은 여전”…눈물의 선상 추모식
[르포] 진도군 동거차도 인근 해역
세월호 유가족·친인척 등 37명
경비함정 타고 침몰 해역서 추모
자녀 이름 호명에 가슴잡고 오열
하얀 국화 띄우며 ‘눈물 속 다짐’

2024. 04.16. 19:38:03

세월호 참사 10주기인 16일 오전 진도군 동거차도 인근 세월호 참사 해역에서 열린 선상추모식에서 한 유가족이 헌화하며 오열하고 있다.

“불러도 대답 없는 아들아, 10년이 지나도 가슴이 찢길 정도로 아프다. 꿈에서라도 나와주면 안되겠니.”

세월호 참사 10주기인 16일 오전 10시 30분께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에서 남쪽으로 3.3㎞ 떨어진 세월호 침몰 해역.

10여년 전 아이들을 집어삼킨 바다 위에서 열린 선상 추모식은 유가족의 울부짖는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참사 현장에 놓인 세월호 부표는 녹이 짙게 슬어 고요한 바다 위에 덩그러니 떠있었다.

세월호를 추모하는 노래가 흘러나오자 희생자 가족과 친인척 등 37명은 무정한 바다를 보며 가슴 깊이 눌러온 설움을 토해냈다.

이후 희생자 304명의 이름이 한명씩 불려졌다.

작년에는 단원고 학생 희생자 이름만 불려진 것과 달리 올해는 10주기를 맞아 유족들이 희생자 304명의 이름 모두 소리내 읽었다.

하늘로 떠난 자녀의 이름이 불리자 유족들은 ‘제발 돌아와다오’라고 외치며 본인의 가슴을 멍이 들도록 때렸다.

한 아버지는 조금이라도 부표 가까이에 국화가 떨어지길 바라는 마음에 경비함정 난관에서 상체를 절반쯤 바다에 내놓고 국화를 부표에 던졌다.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야만 했던 참담함과 비통함이 너무나 컸는지 망연한 표정으로 야속한 바다만을 묵묵히 바라봤다.

자식을 집어삼킨 바다를 바라보면서 참아왔던 설움을 터뜨리는 유족도 있었다.

차마 손에 쥔 국화를 놓지 못하고 온몸을 비틀며 “아들아, 난 널 떠나보낼 수가 없다”고 외쳐댔지만, 매정한 바다에선 대답 없이 메아리만 되돌아올 뿐이었다.

추모식이 끝난 뒤 침몰 해역을 떠난다는 선장의 안내에도 유가족들은 노란 세월호 부표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2학년 8반 고 이호준군의 사촌동생 이호정씨(25·여)는 “10년이 지나도 오빠와 함께 놀던 추억이 잊혀지지 않는다”며 “이토록 크고 차가운 바닷속에서 얼마나 아팠을지 가늠이 가지 않는다. 시간은 흘렀지만, 마음엔 계속 남아있어 그 아픔은 그대로다”고 말했다.

고 이호진군의 아버지 이용기씨(55)는 “지금쯤 자신의 꿈을 펼치며 꽃피웠을 아이를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졌다”며 “신은 애석하게도 꿈에서조차 아들을 보여주지 않아 비통한 마음이 든다. 단 한 번이라도 꿈에 나온다면 웃으며 안아보고 싶다”고 토로했다.

2학년 3반 고 김빛나라양의 아버지 김병권씨(58)는 “꽃피우지 못한 자녀들을 가슴 속에 묻은 지도 어느덧 10년이 흘렀다”며 “시간이 흘러도 아픔과 세월호에 태웠다는 후회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월호의 잘못된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고 책임자 처벌도 조속히 진행돼야 할 것이다”며 “더 이상 참사 속에 자식을 떠나보내고 눈물 속에 살아가지 않게, 아이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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