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텃밭’ 내지 ‘심장부’를 자처하는 광주·전남에서 최근 10년 간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최고위원은 단 두명에 그쳤다.

같은 기간 14명이 거쳐간 민주당 원내대표에는 광양 출신의 우윤근 의원(2014년 10월 9일 ~2015년 5월 7일)이 유일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의원 시절 일주일간 임시 원내대표를 맡았다.

한때 출마하면 당선됐던 시절과 달리, 번번이 지도부 진출에 실패하면서 민주당 내에서 광주·전남의 정치적 위상은 급전직하 했다.

최근 10년을 돌아보면, 지역 출신으로 주승용(여수을)·양향자 의원(광주 서구을)이 전당대회를 통해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주 의원은 문재인 대표 시절(2015년 2월), 양 의원은 추미애(2016년 8월)·이낙연(2020년 8월) 대표 때 지도부에 합류했다.

당시 주 의원은 ‘호남 대표’로 나서 수석 최고위원을 차지했다. 주 의원은 정청래, 전병헌, 오영식, 유승희 후보보다 높은 득표율을 올렸다.

양 의원은 2016년 원외 인사로, 현역 재선인 유은혜 의원을 누르고 여성 몫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2020년에는 최고위원 후보 중 5번째로 지도부 한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광주·전남의 최고위원 도전은 지역 정치권에서 흑역사로 기록됐다.

직전 21대 국회에서는 광주·전남·전북, 즉 ‘호남 대표’로 한병도·서삼석·송갑석 의원이 최고위원 선거에서 나섰다가 3명 모두 낙마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런 가운데 오는 8·18 전당대회에서도 지역 출신이 지도부 입성에 실패하면 광주·전남은 ‘민주당의 변방’에서 ‘민주당 변방의 변방’으로 추락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는 민주당 지도부가 더이상 광주·전남 민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와 궤를 같이한다.

공개적으론 ‘민주당 텃밭·심장’이라며 치켜세우겠지만,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에서 광주·전남이 뒤로 밀릴 수 밖에 없다는 관측에서다.

이를 뒷받침하듯 22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에서도 광주·전남 일부 의원들이 소외 받았다는 얘기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7일 “예전 같으면 민주당 지도부가 광주·전남 민심을 고려해 원 구성시 지역 의원들에 대한 배려가 있었을텐데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호남 정치 복원의 시험무대가 8·18 전당대회에는 현재 광주·전남에서는 민형배 의원(광주 광산을)이 최고위원 출마를 밝혔고, 전북 출신인 이성윤 의원과 해남 출신인 최대호 안양시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박병규 광산구청장도 최고위원 출마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광주·전남 출신이 당 지도부에 있고 없고는 천지차이다”며 “어떤 결정을 할때 지역 목소리가 전달되고, 지역 의견이 반영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지역 출신이 지도부 입성에 실패하면 광주·전남 정치권은 끝모를 추락의 길로 빠져들 것이 자명하다”며 “광주·전남 정치권은 정치공학적 셈법을 떠나 이번에는 지역 출신이 지도부에 입성해야 지역의 미래야 있다는 판단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