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문수동 부영1단지 재건축이 20년여년째 지연되면서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부영 1단지 임대아파트는 ㈜부영이 1985년 5월 지하 1층, 지상 5층, 8개동 310세대를 전국 최초로 건축한 서민아파트다. ㈜부영은 저층인 5층 아파트를 15층 고층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2004년 5개동, 2012년 3개동, 총 8개동 모두를 철거한 후 현재까지 20년 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재건축을 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

재건축 부지는 현재 빈 땅에 차벽으로 둘러싸인 채 흉물스럽고 잡초는 무성하고 쓰레기만 쌓여 폐허로 방치되고 있다. 주변 상권은 완전히 붕괴했고 도심은 공동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로 인한 주민피해는 심각하고 주민들의 원성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급속한 인구감소로 문수동 주택단지는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그동안 ㈜부영은 저층을 고층으로 바꾸기 위한 끈질긴 노력으로 그렇게도 원했던 5층에서 15층 고층으로 2014년 지구 단위 계획변경 결정돼 재건축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주민들의 일조권과 조망권 침해 방지를 위해 인근 주택 54가구를 편입하는 조건이어서 편입 보상 협의를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추진했으나, 14가구의 반대로 무산됐다.

여수시와 ㈜부영 관계자를 만나 주민설명회 개최를 비롯해 여러 차례 주민들과 만나 협의 보상토록 설득했으나 보상가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인근 주택 54가구를 배제하고 ㈜부영 부지로 재건축할 수 있도록 2018년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결정돼 2020년 10월 12일 시로부터 288세대를 재건축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교통영향평가에서 제시된 사업시행사 의무 도로(소로1-404)부지 매입 지연으로 4년이 지난 현재까지 재건축하지 못하고 방치하고 있다.

㈜부영이 재건축 의지가 정말 강했다면 수익성에 앞서 전국 최초로 건축됐고, 상징성이 있는 문수 부영 1단지 재건축을 웅천 부영아파트보다 먼저 시작했어야 했다. 그랬다면 이미 재건축 사업은 완료됐을 것이다. 지금까지 철거 후 20년이 넘도록 장기간 재건축을 안 하고 방치한 것은 회사의 더 큰 이익 추구 말고는 달리 설명할 수 없다. 어떠한 명분과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지역 주민들의 원성과 지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부영은 문수동 부영 1단지 임대아파트 건축이 전국 최초이고 이를 기반으로 성공해 전국에 임대아파트 23만가구, 여수에 23개 단지 1만7,986가구(23.44%)로 급성장해 재계 순위 19위까지 성장 발전했다. 그래서 여수는 심지어 부영 공화국, 부영시라는 말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중근 회장은 고향 순천 서면 운평리 주민 280여 가구에 1억원씩, 초중고 동창 180여명에게 1억원씩, 회사직원 출산 자녀 1인당 1억원씩 70명에게 지급했다. 캄보디아와 라오스 등에 초등학교 600개를 지어 기증했다. 성공한 대기업이 사회공헌과 나눔은 많을수록 좋고, 높이 평가할만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지역과 주민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이율배반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더 이상 미루거나 늦춰서는 안 된다. 여수시와 ㈜부영에게 강력히 요구한다.

㈜부영은 교통영향평가에서 제시된 의무 도로 매입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바로 해결하고 문수부영1단지 재건축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만일 의무 도로 해결 의지가 없고 재건축을 하기 어렵다면 시민을 위해 통 크게 여수시에 부지를 기부채납 하길 요구한다. 그러면 여수에서 성공한 대기업으로서 명분도 생기고 ㈜부영의 이미지도 좋아지고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길이 될 것이다.

고물가 고금리로 서민경제가 어려운 상황을 반영해 30년 이상 노후화된 임대아파트의 임대보증금 인상을 동결해야 할 것이다. 여수형 임대아파트 지원사업에 도배, 장판 지원 외의 다른 사업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등 성의있는 대책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