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는 신났지만, 음식이 너무 비싸서 너무 아쉬웠어요.”

지난 2일 오후 6시 제21회 충장축제 개막식이 열린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

축제를 즐기러 온 시민들은 5·18민주광장과 충장로 거리 곳곳에 설치된 보조 무대에서 사전 공연을 즐기며 축제 분위기에 흠뻑 젖었다.

자녀와 함께 온 가족들은 금남로 2가에 마련된 추억의 테마 거리에서 갤러그 등 과거 오락실 게임을 즐기며 옛 추억을 되새기는 시간을 보냈다.

한 부모는 자녀에게 “이 게임은 엄마·아빠가 어렸을 때 많이 하던 거야”라고 소개했고, 아이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게임을 주시했다. 부모의 도움으로 오락기 좌석에 앉은 아이는 신이 난 얼굴로 게임을 시작하며 금세 고전 게임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금남로 3가에 위치한 메인 무대에서는 올 한해 뜨거운 관심을 받은 KIA 타이거즈 치어리더단이 무대에 올라 축제의 흥을 돋웠다. 이들은 야구장에서 화제가 됐던 ‘삐끼삐끼’ 춤을 선보이며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오후 7시가 되자 충장축제 개막식이 시작됐고, 개막 기념식은 세계합창올림픽 2회 연속 2관왕에 오른 하모나이즈의 감미로운 하모니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지는 무대에서는 자전거 탄 풍경, 드림노트, 파이어 앨범, SG워너비의 김진호가 등장해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피날레 무대는 1990년대를 풍미했던 인기가수 그룹 터보가 장식했다. 터보는 히트곡 ‘나 어릴 적 꿈’, ‘검은 고양이 네로’, ‘Love is’ 등을 연달아 부르며 축제의 열기를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중장년층부터 젊은 세대까지 어우러진 무대는 과거의 향수를 느끼기에 충분해 보였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충·장·발·光(광)’이란 주제에 맞춰 화려한 레이저쇼가 밤하늘을 수놓았다. 수십 갈래로 퍼진 레이저 빛은 축제의 테마를 한층 더 돋보이게 만들었고, 관람객들은 그저 감탄하며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메인 무대 외에도 축제장은 로맨스 파이어 등 다양한 테마 부스와 길거리 공연으로 가득했다.

음식 부스와 주전부리 가판대, 포장마차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인산인해를 이뤘고, 젊은 세대는 포차에서 음료와 안주를 즐기며 축제의 밤을 만끽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음식 가격과 서비스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축제의 꽃이라 불리는 포차에서 판매하는 음식이 질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다는 것이다.

친구들과 함께 금남로를 방문한 김모씨는 “해물파전 한 장의 가격이 무려 2만원이었고, 다른 식당에 비해 양도 적어 깜짝 놀랐다”며 “다른 음식들 역시 양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쌌고, 주문 등 손님 응대 서비스가 엉망이라 다음부터는 충장축제에 찾아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문객 박모씨도 “축제기간 마련된 먹거리 부스 음식이니 가격이 조금 비싸도 이해하려 했지만, 포차에서 파는 대부분 음식은 과도한 가격에 비해 만족도가 너무 낮았다”며 “축제를 위해 모처럼 야외로 나온 건데 기대에 못 미쳤다”고 아쉬워했다.

이에 충장축제 관계자는 “축제 특성상 많은 인파가 몰리다 보니 먹거리 부스 운영이 원활하지 못한 점이 있었다”며 “현재 각 음식점 사장님들에게 음식 양 조절 등 시정명령을 내렸고, 이후 지켜지지 않을 시 폐쇄조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충장축제 3일 차인 4일 오후 7시에는 ‘추억의 불씨에 가슴속 열정들을 온몸으로 꺼내 발현하는 시간이다’라는 주제로 DJ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행사에는 윤수현·나건필·쏘킴·REF 이성욱·클레오·앵두걸스·이짜나 언짜나 등 흥 많고 끼 많은 전·현직 DJ가 무대에 올라 댄스파티를 이끌 예정이다. 금남로 3가에서는 오목·알까기, 바둑대회, 보드게임 등 다양한 체험 이벤트도 마련된다. 5일에는 축제의 꽃인 ‘파이어아트 퍼레이드’가 금남로 5가부터 5·18민주광장까지 무등산 높이와 동일한 1,187m 구간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