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혼자서도 키오스크를 사용하는게 두렵지 않아요.”

10일 오전 광주 서구 쌍촌동 상무고등학교에서 장애인 학생들을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문해 교육이 진행됐다.

이날 교육은 스마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장애 학생들이 점차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고 일상에서 더 나은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에는 총 7명의 학생이 참여했으며, 4명의 강사는 학생들이 강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역할을 분담해 교육을 진행했다.

한 강사는 컴퓨터를 이용해 전반적인 내용을 설명했고, 나머지 강사들은 학생 곁에서 직접적인 도움을 주며 개별 지도에 나섰다.

강의는 키오스크의 기본 개념과 작동 원리를 이해시키는 것으로 시작해 실제 상황을 반영한 다양한 예시를 중심으로 실습이 이뤄졌다.

카페에서 음료 주문하기와 기차표 예매하기, 영화 티켓 발권하기 등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메뉴와 시나리오를 설정해 학생들이 상황에 맞는 선택과 결제 과정을 체험하도록 했다.

특히 실습에는 실제 환경을 재현한 연습용 키오스크 기계를 사용해 학생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최소화하고 단계별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도록 지도했다.

실습에 앞서 강사들은 학생들의 휴대전화에 연습용 키오스크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도록 안내했고 실습 전부터 미리 사용법을 익힐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학생들은 각자 화면을 보며 실제 키오스크와 비슷한 환경에서 연습을 시작했다.

강사들은 애플리케이션의 기본 사용법부터 메뉴 선택, 결제 완료까지의 과정을 하나하나 따라가면서 익숙해질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설명을 덧붙였다. 학생들이 낯설어하거나 어려워하는 부분에서는 곁에서 친절하게 방법을 알려줬고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주는데 초점을 맞췄다.

실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학생들은 강사의 도움을 받으며 하나하나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하는 과정을 따라갔다. 몇 차례 도움을 받은 후에는 다시 한번 직접 시도해보기도 했고 성공했을 때는 기뻐하며 환하게 웃었다. 중간 단계를 놓치거나 익숙하지 않은 부분에서 멈춰 설 때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강사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실제 키오스크와 유사한 기계를 사용한 실습이 이어지면서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음료나 영화를 선택하고 직접 결제까지 했다.

한 학생은 나주행 고속버스 티켓을 예매한 후 “집에 가서 부모님께 자랑하겠다”며 뿌듯한 표정으로 영수증을 접어 주머니에 넣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교육에 참여한 김모군(18)은 “평소 외출할 때 카페에서 키오스크를 사용할 때면 시간이 오래 걸려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처럼 느껴져 사용을 꺼렸다”며 “오늘 강의를 통해 차근차근 배워보니 이제 혼자서도 키오스크를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아 자신감이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의를 지켜본 담임교사 김미연씨는 “학생들이 처음에는 어색해하고 낯설어했지만 하나하나 따라하면서 금세 키오스크 사용에 익숙해지는 모습을 보니 대견했다”며 “이제는 학생들이 어디서든 주문할 때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사회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생활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서구는 지난 3월부터 교육부 국가평생교육원이 주관하는 ‘지역 평생교육 활성화 지원사업’으로 지역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문해 전문가 양성과정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23명이 디지털교육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해 지난달부터 서구노인종합복지관과 금호종합사회복지관, 상무고등학교 등 지역 19개 기관에서 435명 주민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