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사업가를 사칭하며 투자사기를 벌였다가 실형을 선고받은 재미교포 사기범이 22억여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광주지법 민사14부(나경 부장판사)는 재미교포 사기범 A씨(51)를 상대로 사기 피해자 B씨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 측에게 22억 9,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주문했다.

A씨는 광주 모 대학병원에 교환교수로 온 미국 의사이자 해외 의료기기 회사 한국 대표로 자신을 거짓 소개하며 사기 행각을 벌여 8명 피해자에게 5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또 다른 여죄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중이다.

피해자는 딸을 미국 유학을 보내려 하는 중 A씨를 소개받아 “영주권을 취득하려면 미국 회사에 투자해야 한다”는 거짓말에 속아 108회 걸쳐 22억 9,000여만원을 A씨에게 투자비 명목으로 줘 사기 피해를 봤다.

재판부는 “A씨는 이번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았고,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있어 B씨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의 남편에 대해서는 “아내와 공모하거나 범행을 방조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원고 측 청구를 기각했다.

한편 A씨는 제니퍼 정이라는 이름으로 2018년에는 외국 의료기기회사의 한국 측 파트너를 자임하며 허위로 광주시에 3,200억원 규모 투자를 제안해 물의를 빚은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