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시즌이 나에게는 시험대다. 잘 준비해서 시험을 통과하겠다.”

광주FC가 하나원큐 K리그1 2024 시즌을 9위로 마무리했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는 지난 24일 전북현대와의 경기를 끝으로 14승 5무19패 승점 47점으로 시즌을 마치고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올해 K리그1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이정효 광주FC 감독은 “1부리그에 잔류했기 때문에 실패한 시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년에도 많은 팬들이 경기장에 와주시면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 한 해동안 선수들도 고생 많았다”고 말했다.

2021년 K리그1 최하위에 그쳤던 시민 구단 광주는 이듬해인 2022년 이정효 감독 부임 후 강력한 압박과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로 ‘정효볼’ 돌풍을 일으키며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당시 이 감독은 K리그2 우승으로 승격을 일궈내며 축구계의 판을 흔들었다. 지난 시즌에는 구단 최고 성적인 3위에 오르며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드높였지만 9위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이정효 감독은 ‘실패한 시즌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정효 광주FC 감독은 “K리그1 잔류에 성공했으면 잘한거다. 사실 작년과 재작년 성적에 기대치를 너무 높게 올려둔 것 같다. 리그 성적에는 만족한다”며 “사실 개막 전 목표는 우승이었다. 시즌 전 분석을 했을 때 독주할 팀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기대를 많이 했다. 18승 정도가 목표였는데,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해 아쉽다”고 돌아봤다.

올해 광주는 주축 선수들이 여럿 이탈했다. 시즌을 앞두고 이순민(대전하나시티즌), 엄지성(스완지 시티)등이 차례로 새 둥지를 찾아 떠나면서 선수층이 얇아졌다. 여기에 광주는 올해부터 시행된 K리그 재정 건전화 규정을 위반하면서 여름 이적시장에서 추가 선수 영입을 하지 못하는 악재를 겪었다. 선수층이 얇은 광주는 선수들의 부상 이탈과 대표팀 차출로 인한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9월부터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까지 병행하면서 체력적 부담까지 떠안는 등 악조건 속에서도 K리그1 잔류를 이끈 이정효 감독이다.

이 감독은 “여름에 영입을 할 수 없었던 부분이 컸다. 여기에 엄지성이 이적하면서 많이 힘들었다”며 “매 시즌이 나에게는 시험대다. 내가 커리어가 없어서 그런지 다른 팀에서도 저를 너무 얕잡아 보는 것 같다. 내년에도 시험대라면 내년도 잘 통과하면 된다. 시험 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광주가 K리그1 생존을 목표로 삼을지 더 큰 성장을 바라보는 구단이 될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잔류를 넘어 이루고 싶은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변화와 행정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K리그1 시즌은 끝났지만, 이정효 감독과 광주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광주는 2024-2025 ACLE 일정이 여전히 남아 있다. 당장 오는 27일엔 상하이 선화, 내달 3일엔 상하이 하이강과 2연전을 치른다. 광주는 앞서 요코하마 F.마리노스(일본)를 7-3으로 완파하는 등 ACLE 12개 팀 중 2위에 올라 있다.

이정효 감독은 “ACLE는 우리 선수들은 물론 광주시, 광주FC에게도 큰 도전이다. 잘 준비해서 홈에서 열리는 상하이 선화전에도 많은 팬분들께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