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한장 한장 정성껏 버무렸습니다. 맛있게 드실 수 있도록 사랑을 듬뿍 담았어요.”

김치의 날(11월 22일 )인 지난 22일 5·18민주광장에서 ‘같이김치 김치가치’를 주제로 ‘2024 대한민국 김치대전’이 열렸다.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오월어머니회, 광주 동성고(고 문재학 열사 모교) 재학생, 광주대학교 학생 등 1,122명의 자원봉사자는 두건과 빨간 고무장갑, 앞치마를 착용하고 김장에 참여했다.

행사 MC의 “김치를 버무려 주세요”라는 멘트와 함께 1,122명의 자원봉사자가 일제히 1만 포기의 김치를 버무리기 시작했다. 대규모의 인원이 참여하면서 1만 포기 김장은 1시간여 만에 완료됐다.

이날 55개 테이블 중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주인공인 고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여사와 열사의 모교 동성고 학생들이 함께한 테이블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김장을 처음 해보는 학생들은 낯설어하면서도 이내 어머니들의 안내에 따라 김치에 양념을 버무렸다. 옷과 얼굴에 묻은 양념에도 개의치 않았니 완성된 김치를 어머니들에게 평가해달라 조르기도 했다.

한 어르신 자원봉사자는 김치를 버무리던 중 손을 베 행사장 주변 응급치료소로 이동해 치료받았지만, 끝까지 참여하고 싶다며 다시 행사장으로 향했다.

행사 중간에는 이색 김치와 퓨전 음식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지역 셰프들이 김치로 만든 동파육·고로케·케이크 등 다양한 퓨전 음식과 오이소박이·물김치·무등산 수박깍두기 등 다양한 이색 김치 24종이 전시되면서 시식 코너에 사람들이 몰렸다.

행사장 인근에는 농가가 직접 생산한 가공식품과 전남에서 만든 젓갈 등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농수산물 특별전도 열렸다.

박철홍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 “어린 시절 온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김장하던 따뜻한 기억이 떠오른다”며 “우리 사회에는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이웃들이 많다. 그분들을 위해 이렇게 봉사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 벅찬 기쁨을 느낀다. 정성껏 담근 이 김치가 힘겨운 겨울을 나고 있는 이웃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상원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은 “어려운 이웃 형제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김치 나눔 행사에 함께하게 돼 진심으로 기쁘고 보람된다”며 “나눔과 배려의 마음이 우리 사회 곳곳에 확산돼 더욱 따뜻하고 살기 좋은 광주를 만들어 나가는 데 작은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5·18의 상징적인 공간인 민주광장에서 이렇게 뜻깊은 김치 나눔 행사를 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 5·18 당시, 우리 광주시민들은 하나 된 마음으로 고난을 함께 극복하고 서로에게 힘이 돼주었다”며 “이 자리에서 김치를 나누는 것은 단순히 음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5·18 정신을 계승하고 광주 공동체의 따뜻한 마음을 이어가는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2024 빛고을 사랑나눔 김장대전’은 내달 2일부터 15일까지 13일간 남구 광주김치타운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