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청소년들이 공유 킥보드를 무면허, 헬멧 미착용 상태로 이용하는 사례가 급증하며 안전 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솜방망이 처벌과 규제 미비 속에 공유 킥보드가 ‘청소년들의 무법천지’로 전락,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5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1~2023년) 광주지역에서 발생한 개인형 이동장치(PM) 사고 건수는 303건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21년 100건, 2022년 92건, 2023년 111건으로 매년 100건 안팎의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안전모 미착용과 무면허 운전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안전모 미착용의 경우 2021년 4,972건, 2022년 6,255건, 2023년 5,441건으로 나타났으며, 무면허 운전은 2021년 321건, 2022년 543건, 2023년 615건으로 매년 늘어났다.

개정 도로교통법이 2021년 5월 시행되면서 전동 킥보드 자체에 대한 규제는 강화됐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는 원동기 면허 이상의 운전면허를 소지한 만 16세 이상만 탈 수 있다. 무면허 운전으로 적발되면 범칙금 10만원을 내야 한다. 1인 탑승이 원칙이고, 동승자가 타면 운전자에겐 범칙금 4만원이, 동승자에겐 과태료 2만원이 각각 부과된다. 또 안전모 착용이 의무이고, 위반 시 범칙금이 2만원이다.

문제는 전동 킥보드 공유사업에 대한 규제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이다.

전동킥보드 공유사업은 별도의 인허가가 필요하지 않은 자유업이어서 실효성 있는 관리가 어렵고, 전동킥보드를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빌리고 반납할 수 있는 ‘프리 플로팅’(Free-Floating)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무단 방치된 전동킥보드로 보행자의 안전이 위협받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나아가 미성년자의 무면허 이용과 사업자의 허술한 면허 인증 절차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 6월 경기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에서 산책하던 60대 부부가 전동 킥보드에 치여 아내가 숨진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됐고 최근 광주에서도 10대 청소년이 헬맷을 착용하지 않고 무면허 운전을 하다 인도에서 한 여성과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렇듯 공유 킥보드는 대여 절차가 간편하고 이용 연령 제한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헬맷은 분실 우려로 공유 킥보드에 부착되지 않아 청소년들을 포함한 대부분 이용자가 보호장구 없이 탑승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청소년 운전에 대한 책임 소재를 대여업체를 제외한 운전자에게만 두고 있어 무질서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 높이고 있다. 이에 경찰은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 전용 운전면허 신설 재추진에 나섰다.

공유 킥보드 A 업체는 “법 개정 이후 무면허 운전자를 막기 위해 운전면허증 번호를 입력해야 운전할 수 있게 변경했다”며 “앱에서도 무면허 운전의 불법성과 보험 적용에 관한 사항을 꾸준히 안내하고 있다. 안전을 위해 광주지역 킥보드에 안전모를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전동 킥보드를 무면허로 이용하는 운전자들은 대부분 학생이다”며 “이용자들의 안전 의식이 낮은 만큼, 이를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동 킥보드를 자전거처럼 쉽게 생각하고 이용하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다”며 “무면허 이용은 명백한 범죄임을 인식해야 한다. 특히 안전을 위해서는 헬맷을 착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