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가동 3년 4개월만에 첫 파업에 돌입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노조가 단체행동에 대한 지역사회 각계각층의 공감대가 낮은데도 강행하면서 악영향만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파업에 참여했던 간부 중 일부 인원이 바로 다음날 출근해 특근에 참여하는 등 노조 내부에서도 명분이 부족했다는 분란 의혹이 제기되는데 이미 지역경제에 큰 타격을 준 만큼 노조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GGM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전국금속노조 GGM 지회 파업은 이날 낮 12시 20분부터 시작됐다. 집행부 20여명은 오후 4시 20분까지 4시간 하루 부분 파업을 실시했고 이후 세부 일정은 쟁의대책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이로써 GGM의 추후 300명 추가 채용 목표는 무산됐다. 2교대 전환으로 추가 생산 물량을 확보하려 했지만 노조의 반대에다 파업이 현실화되면서 현대차가 계획 물량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올해 캐스퍼 생산 확정 물량은 5만 6,800대로 확정됐다. 5만 3,029대였던 지난해보다 7.1% 늘어나 역대 최대 규모다.

다만 당초 GGM의 예상량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 특히 기존 연 4만여 대 생산이 이뤄졌던 내수 물량은 약 1만 5,000대 수준까지 주저앉았는데 차량 품질에 문제가 없었음에도 전년도보다 절반 넘게 감소한 것은 단지 노사분규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보통 완성차업계는 신차 출시 후 3년 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 투자 효과가 캐스퍼ev 수출 호조세로 이어졌고 수요는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GGM 외 현대차의 다른 국내·외 다른 공장에서 생산될 가능성도 뺄 수 없다.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이 추가 물량 수주에 사활을 걸겠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리스크 꼬리표가 붙어있는 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처럼 파업으로 인한 지역경제 타격이 가시화되면서 GGM 노조에 대한 비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단체행동을 개시한 명분이 부족하지 않았냐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날 노조는 GGM의 신뢰를 높이고 설립 기반이 된 ‘노사상생발전 협정서’ 자체를 부정했다. 이 협정서는 적정 임금, 현안 논의 방법 등이 명시돼 있는데 입사 시 근로자가 스스로 숙지하고 준수하겠다는 서명을 한다.

GGM노조는 기자회견에서 “노조가 파업에 나선 것은 사용자, 광주시, 주주단이 ‘상생’의 길을 포기하고 노조 탄압을 지속하기 때문이다”며 “상생협약서가 무노조·무파업 취지였다면 노동3권을 짓밟는 반헌법적 협약으로 무효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관내 교육청과 대학 요청에 일자리 경험 기회를 위한 실습 활동도 이들은 “파업 대체인력을 채용해 놓고 파업을 해보라는 식”이라며 비하했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광주미래차모빌리티진흥원지부는 같은 민주노총 소속인데도 최근 GGM 노조의 파업에 대해 우려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노조 내부에서도 같은 분란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전날(10일) 부분파업에 참여했던 집행부 20명 중 12명이 토요일 특근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서다.

지역 제조업 노동조합 관계자는 “비록 하루 부분파업이었지만 바로 다음날 집행부가 자발적으로 특근에 참여하는 건 일반조합원들이 간부들에게 의구심을 가지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신생 집행부라 강단과 결속력이 부족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GGM 자체가 특수한 성격을 띄는 만큼 노동조합에 대한 판단이 확실하지 않은 ‘샤이(shy) 조합원’도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GGM 사측 관계자는 “비노조원과 경영진 등 모든 인력을 투입해 공장 가동 중단은 없을 것”이라며 “노사민정협의회가 정한 상생발전 협정서 범위 내에서 언제든지 노조와 대화하고 추가 교섭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홍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