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우리나라엔 많은 일들이 있었다. 우리 지역 출신 한강 작가의 대한민국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은 대한민국에 독서 열풍을 불어온 한편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12·3 계엄 사태는 국민적 저항과 함께 현직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계엄 사태 후과로 주식시장은 외국 투자의 매도 행렬로 연일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고 원화 가치는 힘없이 내려앉아 2009년 금융위기 수준의 살얼음판 환율이 되어버렸다.

통계청 나우캐스트 지표에 따르면 비상계엄 직후 신용카드 이용금액이 추석 연휴 기간이었던 지난 9월 20일 이후 11주 만에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 특히, 광주 지역 감소율이 35.9%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계엄 사태 때문에 이미 얼어 붙어 있던 내수 소비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다.

주민들의 소비 심리 위축은 그렇지 않아도 경영 위기를 겪고 있던 지역 소상공인들을 생업 포기라는 낭떠러지로 몰아세우고 있다.

지금의 소상공인 위기는 돌이켜보면 지난 2020년 전 세계를 불안에 떨게 한 전대미문의 코로나 사태 때와 매우 흡사하다. 당시 감염병 확산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안감 증폭은 외출 자제, 모임 취소 등 지역 상권을 나락에 빠뜨렸다.

이러한 위기에 대응하여 우리 북구에서는 북구형 디딤돌 3無(무) 특례보증 및 이자차액 보전, 광주 자치구 최초 난방비 지원 등 민생안정 대책과 선결제 릴레이 등 상생의 가치 확산을 통해 지역상권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역사랑상품권 정책이 있었다. 지역사랑상품권은 해당 지역 내 생활밀착형 업종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의 일환으로 당시 침몰 직전의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소상공인을 연명하게 해주었다.

지역마다 상품권을 발행하느라 예산을 투입해야 했지만 그 효과는 예산이 아깝지 않을 만큼 훌륭했다. 실제 2020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사랑상품권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발행비용을 제외하고도 약 2조 원에 달한다고 나타났다.

또한 지역사랑상품권은 소상공인 지원 외에도 주민들에게는 생필품 구매비용 할인 효과가 있어 가계경제에도 효자 노릇을 똑똑히 해내며 상생의 지역경제 환경을 조성해 왔다.

이에 우리 구를 비롯해 광주 5개 구와 광주시는 서민의 삶과 지역 상권에 생명의 호흡을 불어넣어 지금의 민생 위기를 이겨내고자 뜻을 모아 1,000억 원 규모의 민생안정 지역사랑상품권(광주상생카드) 특별발행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에 발행될 상품권은 1월 한 달간 기본 할인율 7%보다 3% 많은 총 10%를 할인받아 구매할 수 있고 할인지원금은 광주시와 5개 자치구가 공동 분담한 100억 원을 재원으로 한다.

특히 이번 지역사랑상품권 특별발행은 우리 구가 지난 추석 민생안정 대책 일환으로 35억 원을 투입해 추진한 생활안정지원금과 같이 설 명절을 앞두고 발행되는 만큼 주민들이 설을 쇠는 데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명절 특수 효과로 골목상권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우리 구는 북구 지역 상품권 발행을 위한 절차도 발 빠르게 착수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시작과 함께 북구사랑상품권 도입 논의에 들어가 광주 자치구 중 최초로 근거 조례안을 제정해 상품권 발행 기반을 구축했고 예산도 이번 특별할인지원금을 우선 반영한 만큼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 중 194곳에서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다. 초기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거의 모든 지자체로 지역사랑상품권이 급속히 확산된 배경은 실제 유통된 이후 소상공인 매출 증대 등 지역경제 및 사회에 미치는 효과를 주민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북구의 상품권 발행도 골목상권, 전통시장 등 영세 소상공인들의 매출 증대를 직접 유도하여 지역 내 소득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강력한 정책 의지가 반영된 것이자 소상공인의 절박한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적극적인 자세를 나타내는 것이다.

아무쪼록 민생 위기를 맞아 우리 북구가 주도하고 있는 지역사랑상품권 정책이 서민·소상공인 모두를 살려 기본사회 실현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신의 한 수 정책이 되길 기대해 본다.

을사년 2025년에는 지혜를 상징하는 뱀의 기운을 받아 지금의 위기와 혼란을 극복하고 새 희망이 넘치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단체장의 책임과 소임을 다할 것을 다짐하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