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으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등 지역 일꾼을 뽑는 내년 지방선거판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탄핵 여파로 예정된 정치 일정이 변경되면서 시도민들의 후보 선택 기준 또한 달라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은 변경된 정치 일정이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5일 전남매일 취재를 종합해보면, 지역 정치권은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에 따라 예정된 정치 일정의 변경이 불가피해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판이 탄핵 전과 비교해 180도 달라졌다는 것에 대해 대부분 공감하는 분위기다.

탄핵 전 예정된 정치 일정은 2026년 6월 제9회 지방선거, 2027년 3월 제21대 대통령선거였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 심판을 인용하면 헌법 제68조에 따라 6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한다. 이에 탄핵 후 정치 일정은 2025년 대통령선거, 2026년 6월 지방선거로 변경된다.

지역 정치권은 정치 일정 변경으로 판이 뒤집어진 지방선거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지선→대선’ 시간표에서는 대선을 앞둔 관계로 대선에서 적극적으로 활약할 인사에 힘이 실릴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또 대선 승리를 위해 통합, 화합 차원에서 당내 비주류에게도 일정 부분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였다.

반면,‘대선→지선’으로 변경된 정국에서는 후보 선택 기준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가 대통령선거 이후 치러지면 자연스럽게 시도민들이 대선에서 이긴, 즉 ‘차기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를 선택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방선거 후보 선출을 놓고 당 지도부의 적극적 관여가 아니라 소극적 개입으로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대통령에 당선된 인사가 오히려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선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여부가 지방선거 후보 선택 기준이 될 수 있다는 해석에서다. 대통령선거가 지방선거 보다 먼저 치러져 비주류 인사 등용은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변수도 존재한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승리를 전제로 당대표 경선과 지역 의원들의 입각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대선 출마에 따라 새 당대표를 선출해야 한다.

정치권에서는 지방선거 공천의 경우 대통령 보다 당대표의 영향력이 더 크기 때문에 새 대표로 누가 되느냐가 ‘텃밭’인 광주·전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출마 후보군 중에서 장관 박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선→대선’ 시간표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시나리오였지만, ‘대선→지선’으로 변경되면서 가능한 시나리오가 됐다.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후보군 중에서 장관 입각 대상자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교통정리가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으로 예정된 정치 일정이 변경되면서 2026년 지방선거판이 완전히 달라지게 됐다”며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등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은 변경된 정치 일정에 따른 유불리 계산에 들어갔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선거 운동은 사실상 조기대선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정치 일정 변경으로 시도민들의 후보자 선택 기준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