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광주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 관련 주주권 확인 소송에서 케이앤지스틸의 항소를 기각하고 롯데건설의 손을 들어줬다.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 행사를 통해 확보한 우빈과 케이앤지스틸 주식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케이앤지스틸 측의 사업권 확보 시도는 난항에 처하게 됐다.

광주고법 민사2부(김성주 고법판사)는 6일 한양파에 속하는 케이앤지스틸이 비한양파인 우빈산업·빛고을중앙공원개발(특수목적법인·SPC) 등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권 확인 등 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또, 원고 케이앤지스틸이 피고를 상대로 한 소를 각하하고 우빈사업의 주식을 근질권 행사로 확보해 소송 승계를 받은 롯데건설에 대한 원고의 청구도 기각됐다.

앞서 1심은 케이앤지스틸이 빛고을중앙공원 24% 주식의 주주임을 확인하고, 빛고을 측에 해당 주식의 명의개서 절차를 이행하라고 판시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승계인수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식에 관한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주식을 적법하게 취득하였다는 결론에는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한양은 2018년 제안·시공사 역할 자격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광주시가 추진한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특례사업에 제안서를 제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컨소시엄은 2020년 1월 사업 수행을 위해 한양 30%, 우빈 25%, 케이앤지스틸 24%, 파크엠 21% 출자지분율로 이뤄진 빛고을중앙공원개발 SPC 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한양 대 비한양 구도가 형성되면서 시공권 등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한양을 제외한 나머지 주주권을 위임받은 우빈산업 등 비한양파는 한양 측 SPC대표이사를 교체하고, 2021년 4월 시공사로 롯데건설을 선정해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우빈산업은 미리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행사해 케이엔지스틸이 보유한 24% 지분을 확보해 49%의 지분율을 가졌다.

시공권을 롯데건설에 빼앗긴 한양은 각종 소송으로 시공권 되찾기를 시도했으나 대부분 패소해 시공권 확보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

반면 한양은 비한양파인 우빈의 주식(25% 비율)을 되찾는 소송에서는 대법원 확정판결로 최종 승소하는 등 시공권 대신 사업권을 확보했다.

그러나 롯데건설이 근질권을 행사해 우빈 주식 25%와 케이앤지스틸 주식 24%를 가져가면서 환수받을 주식이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

항소심은 “롯데건설이 근질권 실행으로 주식 49%를 취득하고 주주명부상 명의개서(변경)까지 마쳐 원고 측이 이번 소송으로 확인할 이익이 없다”며 “롯데건설의 근질권 실행과 주식 취득이 무효로 보이지도 않는다”고 판단했다.

즉 케이앤지스틸의 패소로 한양 측의 영향력 행사가 어려워진 만큼 롯데건설의 시공사 지위가 더욱 공고해진 것이다.

다만 케이앤지스틸 측은 판결문을 분석한 후 대법원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혀 주주권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항소심에서 승소한 빛고을중앙공원 SPC 측은 “이번 소송에서 롯데건설의 근질권 행사가 정당했음을 인정받은 셈이다”며 “대법원 상고심이 남아있지만 이번 소송 결과가 사업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아파트와 공원 건설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