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꽂 추경 편성 논의가 급물살을 탈것으로 예상되면서 광주·전남 현안 사업들이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심판 등 국정 혼란 여파로 광주·전남 핵심 현안 예산 대부분이 국회에서 미반영된 만큼 시·도는 삭감된 국비를 복원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함께 잘사는 세상을 위해 유용하다면 어떤 정책도 수용하겠다”고 정부·여당을 향해 30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추가 편성 분야로 △상생소비쿠폰 △소상공인 손해보상 △지역화폐 지원 △감염병 대응 △중증외상 전문의 양성 △공공주택과 지방SOC 고교무상교육 국비지원 등을 제시했다.

그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미래 산업을 위한 추가 투자도 필요하다”며 “추경 편성에 꼭 필요하다면 특정 항목을 굳이 고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민생 회복과 경제 성장 등을 위한 추경 편성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관건은 ‘여야정 국정협의체’ 개최 여부다.

통상적으로 정부 편성부터 국회 심사까지 2개월 안팎이 걸리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달 중 추경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3월말~4월초에 ‘벚꽃 추경’이 가능하다.

내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추가 재정 투입이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어느정도 형성돼 있어 국정협의체 회담은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게 정치·경제계의 중론이다.

이처럼 정부의 조기 추경 편성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추진 동력을 상실한 광주·전남 주요 현안도 중대 기로에 섰다.

우선 광주시는 AX 실증밸리 조성(AI 2단계) 사업 957억원 추경 국비 반영이 최우선 과제다.

비수도권 최초로 구축한 AI 생태계 초기 기반(AI 1단계 사업)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2029년까지 5년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국비가 한푼도 반영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강기정 광주시장은 AI 산업을 대한민국의 성장판을 여는 프로젝트라고 강조하며 “즉각 슈퍼추경을 편성해 AX실증밸리 조성과 국가데이터센터 건립 사업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오는 2027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중인 광주AI영재고 광주 설립 106억도 추가 확보가 시급한 예산 중 하나다.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사업의 국비 복원도 시급하다.

시는 2호선 1,2 단계 건설공사 동시 추진 및 사업 일정·목표 공정률을 달성하기 위해 2,114억원의 국비를 요청했지만 1,399억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밖에 자동차 부품 재제조 및 순환 경제 체계 구축, 미래자동차 인지 부품 인증 센터, 수직이착륙기 비행안전성 실증시험지원 센터, 국가폭력트라우마치유센터 등 핵심 사업들의 국비 확보가 요구된다.

전남도의 경우 위기에 놓인 석유·화학 산업의 정상화가 발등의 불이다.

2022년 4분기부터 이어온 석유·화학 산업 실적·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사업 재편, 연구 개발 투자,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등 행·재정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주요 SOC 사업인 광주 송정~목포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 1,300억원, 보송~임성리 남해고속철도 건설 172억원, 압해-화해 국도 500억원, 화태-백야 국도 400억원와 K디즈니 조성을 위한 인력 양성 35억원 등도 추가 증액이 필요한 사업으로 분류된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추경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가올 추경에서 목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예산 확보는 내년으로 밀릴 수 밖에 없는 만큼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광주시 관계자는 “국정 혼란으로 정부 예산에서 감액 또는 미반영된 주요 사업들은 도시의 미래를 좌우할 굵직한 현안들이다”며 “관련 예산이 1차 추경에 반영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