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해상에서 침몰한 ‘제22서경호’의 사고 원인을 규명할 선체 인양 작업과 실종자 구조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선체가 가라앉은 바다 수심이 워낙 깊어 인양 시점이 불투명한데다 남은 실종자는 먼바다로 떠내려갔을 가능성도 높아 수색 작업에 난항이 예상된다.

10일 여수해양경찰처에 따르면 해경은 침몰 사고가 발생한 전날부터 이틀간 사고 해역 주변을 중심으로 집중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해경은 수색 구역을 바둑판식으로 4개의 구획으로 나눠 경비함정 21척, 유관기관 4척, 해군 3척, 민간 어선 16척, 항공기 9대 등을 투입했다.

수중수색은 해군 수중무인탐지기(ROV)를 활용하고 있으며, 해경 잠수지원정은 수중무인탐지기 수중 탐색 완료 후 수중 수색에 돌입할 예정이다.

침몰 사고 당시 부산 선적 139t급 대형 트롤(저인망) 어선인 제22호서경호는 항해 중 바람과 파도에 의해 선체가 왼쪽(좌현)으로 전복된 것으로 조사됐다.

생존 선원 A씨(인도네시아인)는 “선체 내부 개인 침실에 있을 때 배가 기울어지는 느낌이 들어 밖으로 나왔다”며 “조업할 때 사용하는 종이 울렸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선체가 왼쪽으로 전복됐다”고 해경에 진술했다.

A씨는 이어 “전복 후에는 선장 등 일부 선원이 해상 부유물을 잡고 있는 동안 구명뗏목이 팽창됐으며, 자력으로 이동해 구명뗏목에 탑승했다”며 “승선원 중 선장은 탑승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의식을 잃었다”고 말했다.

해경은 현재 생존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실종자 위치를 파악 중이며, 먼바다로 떠내려갔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색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제22서경호 인양과 관련해선 선체가 수심 80ｍ 해저에 가라앉아 있는 만큼 조류와 파도 등 안전상 문제로 잠수투 투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여수해경 관계자는 “제22서경호를 인양하기 위해선 선체 무게와 수압 등을 고려해야하는데 아직 인양계획은 결정되지 않았다”며 “잠수사가 끈으로 선체를 묶는 작업을 해야하는데 조류와 파도 등으로 인한 안전상 문제도 있고, 해상 기상 등이 뒷받침돼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경호는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약 17㎞ 해상에서 9일 오전 1시 41분께 레이더상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승선원 14명 가운데 5명은 숨지고, 5명은 실종됐으며 4명은 생존했다.

최환준·여수=곽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