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해상에서 침몰한 제22서경호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기상 악화로 수중 수색이 일시 중단된데다 선체가 가라앉은 지점이 수심 80여m에 달해 실종자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전남도는 실종자 가족과 협의를 거쳐 이르면 19일 민간 구조업체를 선정, 다음 달 초 잠수사를 사고 해역 인근에 투입키로 했다.

18일 여수해양경찰서에 따르면 해경은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난 9일부터 열흘 간 사고 해역 주변을 중심으로 집중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해경은 지난 14일 사고 해역에 수중수색 대원을 첫 투입하고 15일까지 이틀 간 수중수색을 벌였지만, 기상악화로 인해 16일부터 일시 중단했다. 수중수색은 수심 30m와 60m 지점으로 나눠 이뤄졌고, 중앙해양특수구조단 대원 2명이 하루 4차례에 걸쳐 투입됐다.

하지만 수중 시야가 1m 이하에 그쳐 실종자 흔적을 찾지 못했다. 현재 제22서경호는 여수 삼산면 거문도 동쪽 37㎞ 지점에서 수심 82.8m 해저면에 직립 행태로 가라앉아 있다.

해경은 선체 침몰 위치에서 가로 115㎞·세로 74㎞ 구간의 해역을 6개 구역으로 나눠 수색하고 있다.

이날 해경 경비함척 11척, 해군 1척, 유관기관 5척, 항공기 2대 등을 투입했다.

실종자 수색이 장기화되자 전남도는 실종가 가족과 협의를 거쳐 민간 구조업체를 선정하기로 했다.

전남도가 전국 30여개의 민간 구조업체를 조사한 결과, 수심 82.8m에서 수중수색이 가능한 업체는 2곳으로 파악됐다.

전남도는 예비비 10억원을 투입해 이달 19~20일 중으로 민간 구조업체 1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업체 선정 이후 바다 기상이 양호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 달 초 민간 잠수사 8명을 투입, 2인 1조로 나눠 하루 2차례 수중 수색을 진행할 방침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민간 구조업체 선정은 실종자 가족의 의견을 반영할 계획이다”며 “다만, 바다 기상이 악화될 경우 민간 잠수사 투입이 다음 달 하순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앞서 관할 지자체인 여수시에 물품·의료 지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전달했다.

편지에는 “2월 9일 정신없이 여수로 달려와 대기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위로와 필요한 부분을 살펴주고, 아픈 가족들을 위해 필요한 약품을 지원해 준 여수시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처음엔 이런 배려에 반감을 느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누군가가 나를 알아봐 주고 있다는 마음이 스며들었다”며 “결국 그 관심과 배려가 저희에게 버팀목이 되어주었다”고 적었다.

한편 제22서경호는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약 17㎞ 해상에서 지난 9일 오전 1시 41분께 레이더상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승선원 14명 중 9명이 구조·발견돼 이중 5명이 숨졌고, 나머지 5명은 실종 상태다.

최환준·여수=곽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