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각 자치구별 불법주정차 단속 기준이 각각 달라 시민들이 혼선을 빚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자율 지침에 따라 각 구청이 해당 지역의 상황을 고려해 적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과태료 통지서를 받아들었거나 신고민원을 제기했다 불수용 결정을 통보받았던 시민들이 당혹감을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시민들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 각 구청간 단속 기준 조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주정차에 즉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주민신고제(안전신문고)를 전국적으로 도입한 데 이어 2023년 7월 국민권익위원회와 함께 보행자의 보행권을 확보하기 위해 5대 불법주정차 금지구역(소화전·버스정류소·교차로 모퉁이·횡단보도·어린이보호구역)에서 보도(인도)를 추가해 6대 불법주정차금지구역으로 확대 운영을 시작했다.

당시 행안부·권익위는 각 지자체가 지역 여건에 맞게 합리적으로 운영 시간과 과태료 면제 기준 등을 정해 운영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광주지역 5개 자치구각 각각 다른 기준을 정해 운영해오고 있다.

5개 구청에 따르면 ‘소화전·버스정류장·교차로 모퉁이·횡단보도’에 대해서는 동구·북구·광산구가 24시간 단속을 하고 있다.

특히 보도(인도)의 경우 동구는 평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주말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북구·광산구는 평일과 주말 동일하게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단속을 실시하는 등 기준이 판이했다.

서구청은 버스정류장을 포함한 6대 불법주정차 금지 구역을 주말·공휴일 포함 24시간 단속하고 있고 남구는 버스정류장(오전 6시~오후11시)을 제외한 5대 불법주정차구역 을 24시간 단속구역에 포함시켰다.

이처럼 자치구별로 불법주정차 주민신고제 운영 시간이 다르다 보니 광주 5개 자지구를 생활권으로 이용하는 시민들의 혼란은 물론 타 지자체에 방문했다가 단속 기준이 달라 과태료를 부과받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시민들은 “자치구마다 단속 기준이 달라 불편하다”, “어느 구는 단속대상이고 어느 구는 단속대상이 아닌데 그것들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 “광주 5개구가 생활권인데 통일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등의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일부 자치구에서는 심야 시간에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주정차 차량을 신고해도 신고 시간(오전 7시~오후 10시)이 지났다는 이유로 ‘불수용’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동구 지산동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심야 시간 집 앞 인도에 불법 주정차된 차량을 발견하고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신고했다. 그런데 돌아온 답변은 ‘단속규정에 맞지 않아 불수용처리됐다’라는 답변만 들었다”며 “다른 구청에서는 엄연히 불법주정차인데 동구청에서는 불법주정차가 아니라는 게 이해가 되질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구청 관계자는 “최근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인도 구간 지침을 개선하고 자치구의 의견을 수렴해 단속 시간을 3시간 늘렸다”며 “보행교통 개선을 위해 인도 단속 시간을 확대하고 타 구와 협의를 통해 향후 24시간 단속까지 검토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서구청 관계자는 “서구청의 경우 도로교통법 32조에 따라 불법 주정차 단속을 24시간 시행하고 있다”며 “일부 지자체에서는 단속이 이루어지지 않아 지역 주민들이 생각하기에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5개 구의 단속 기준이 조금씩 달라 통일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보행권과 통행권 확보를 위한 단속 강화해야 하고 자치구 교통과와 협력해 점차적으로 단속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