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증은 기분(정서, mood)이 상승되고 우울증은 기분이 저하되는 ‘일극성(unipolar) 장애’라면, 조울증은 기분의 상승과 저하가 극단적으로 반복되는 ‘양극성(bipolar) 장애’이다. 이렇게 롤러코스터 타듯이 감정 기복이 심한 상태를 마치 그네가 위아래로 흔들리듯, 기분도 좋았다 나빴다는 것을 반복하는 상태를 비유해 ‘기분 그네(mood swing)’ 라고도 한다. 조울증은 유전성이 우울증보다 높아 가족력이 있으면 발병 위험이 높다.



● 기분 장애는 왜 치료해야 하는가 = 우울증은 자살 충동과 시도의 위험이 정상인 보다 약 7배 높고, 조증은 심하면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고 충동적 판단과 행동으로 재정적 및 법적인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조울증보다는 정도나 기간이 심하지 않지만 “성격이 변덕스럽고, 충동적으로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라는 평을 받는 ‘순환형 성격’은 성격장애로 치부돼 치료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고, 심하면 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 사계절 중 가장 자살률이 높은 계절 = “춘하추동 사계절중에서 언제 우울증과 자살률이 가장 높을 것 같냐”고 물으면 대부분 가을과 겨울을 꼽는다. 그러나 실제 봄(3~5월)에 가장 높아 이러한 현상을 ‘스프링 피크(spring peak)’라고 부르기도 한다. 계절적으로 날씨의 변화가 심한 봄이 되면 일조량의 증가로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갑자기 증가하면서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고, 사회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등교 및 꽃구경 등 생기가 도는 것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 때문으로 추측하고 있다. 우울증 환자가 퇴원 후 1개월 이내에 자살률이 높은 것과 조울증이 우울증보다 자살률이 높은 것을 감안하면, 치료 후 상태가 좋아질 때도 방심하지 말고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 항우울제 효과가 나타나는 데 걸리는 시간(잠복기)이 길다 = 항우울제는 개인차가 크지만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고 복용 후 2~4주 지나서 증상이 약간 호전되기 시작하여, 4~6주 정도 지나서 본격적인 효과, 그리고 12주 지나서 충분한 효과를 나타낸다. 이처럼 항우울제는 즉시 효과를 나타내는 약이 아니므로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면 금단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6~8주 후에도 효과가 없으면 의사와 상담해 약물 변경 또는 추가적인 치료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 항우울제의 역설 = 항우울제가 즉각적으로 기분을 개선하지 않고 오히려 초기에는 불안, 초조, 불면증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청소년 및 젊은 성인에서 복용 후 초기 몇 주내에 오히려 자살 충동 및 시도의 위험이 약간 증가할 수 있다.



●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 평상시의 1보다 이상한 3이 돼 자살의 9가 될 수 있으니 상담해서 적어도 3이 되게 하여 자살을 예방하자. /최철희 조선대 의대 약리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