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0시를 기해 22일 동안의 ‘6·3 대선’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등이 등록해 원내 정당간 ‘3자 대결’이 성사됐다.

민주당과 개혁신당이 일찌감치 본선 후보를 확정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사상 초유의 ‘후보 교체 시도’란 촌극 끝에 11일 가까스로 후보등록을 마쳤다.

애초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통과했던 김문수 후보는 후보 선출 직후부터 등록 마감일인 11일 이내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와 단일화를 원하는 지도부와 충돌하며 갈등을 빚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단일화를 위해 지난 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 당원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를 한덕수 후보로 변경하는 것에 대한 찬반을 묻는 ARS 조사까지 벌였지만, 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나 후보 교체 안건은 부결됐다.

마지막 후보 교체 찬반 투표에서 당원들이 손을 들어주면서 김문수 후보는 후보 선출 일주일 만에 낙마 위기에 처했다가 기사회생했다.

이번 대선은 45년만에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역대 대선 구도와 다르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역대 대선은 거대 양당이 격돌하는 ‘양강 구도’ 중심으로 치러졌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중도층도 용납하지 못한 비상계엄으로 민주당 후보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최근 발표되는 각종 여론조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다른 정당 후보들과의 가상 대결에서 오차범위를 넘어 두 자릿수 이상 앞서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정치권은 이번 대선을 ‘1강 1중 1약’ 구도로 보고 있다. ‘대세론’의 이재명 후보에 맞서 영남권(PK·TK) 등 전통적 지지층이 확고한 김문수 후보가 중위권에 속한다. ‘중도 보수’를 표방한 이준석 후보는 한 자릿수 지지율로 거대 양당 후보에 밀리고 있다.

주요 후보들은 공식선거운동 첫날 첫 유세 장소에 상징성을 부여하며 22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이재명 후보는 첫 유세 장소로 ‘빛의 혁명’이란 상징성을 띈 광화문 광장을 선택했다. ‘빛의 혁명’은 12·3 비상계엄 이후의 내란 극복 과정을 지칭한다.

이재정 민주당 유세본부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124일 동안 광화문을 가득 메웠던 국민들의 함성을 유세의 광장으로 연장하고, 빛의 혁명을 완성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내란에 멍든 대한민국을 치유하고,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선거임을 선포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광화문에서 유세를 시작한 뒤 첫 번째 유세 벨트는 ‘K-이니셔티브 벨트’”라며 “추격의 경제를 넘어 선도 경제를 만들겠다는 의미이고, 모방의 시대를 넘어 주도하는 나라로 나아가기 위한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김문수 후보는 부산에서 첫 유세를 시작한다. 당내 경선과 단일화 과정에서 분열된 안방 민심을 잡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앞서 두 번 부산을 방문하려 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며 “부산과 경남을 방문하면서 많은 국민의힘 당원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공식선거운동이 시작하는 순간 여수 국가산업단지에서 출정식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