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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광장>예술과 민주주의 사이에서

2023. 06.14. 14:44:19

<전매광장>예술과 민주주의 사이에서
곽규호 광주문화재단 경영혁신본부장


지난 해 10월 수원시가 인문도시주간 축제를 열었습니다. 주제는 ‘모든 것은 노래한다’. 축제에 대한 설명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예술과 인문학, 그리고 민주주의를 향한 9일간의 시민 축제’였습니다. 관심이 갔던 부분은 ‘민주주의를 향한’이라는 문구였습니다. 예술과 인문학이 민주주의를 향한다는 명제 속에는 어떤 의도가 담겨 있었던 것일까요.

행사를 주최한 수원시 문화도시센터 측이 제시한 인문도시주간 축제의 3가지 목적을 보면 하나 같이 ‘시민’을 담고 있었습니다. ▲인문주간을 통해 서로를 살피고 문제에 맞서는 문화도시 수원 비전에 대한 시민 공감대 확대 ▲대도시 수원 곳곳에 숨어있는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발견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공유 ▲시민의 문화적 관점을 통해 다양한 전문가 등과 연계하여 시민이 함께 구성해가는 공생공락(共生共樂), 삶의 축제. 수원인문도시주간 축제의 목표입니다.

예술정책 의견 교환의 장

결국 문화도시와 인문학의 쓸모를 시민과 민주주의에서 찾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예술 역시 유사한 기능과 쓸모를 갖는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도 몇 해 전부터 “문화는 민주주의다, 그러므로 예술(문화예술교육) 역시 민주주의와 밀접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특히 문화예술교육에 대해서는 ‘예술적 교양을 갖춘 민주 시민 육성’이 그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광주문화재단은 지난해부터 힘든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예술 정책에서의 민주주의적 실험이라 할 수 있는데 그 첫걸음이 ‘백가쟁명’ 이었습니다. 평범한 시민들이 광주시의 문화와 예술 정책에 대해 생각을 교환하고 아이디어와 요구사항을 들어 볼 수 있는 큰 마당을 만들어 보자고 시작했지요. ‘몇 명이나 참여할까’ 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100명이 넘는 시민이 와 주셨습니다.

2022년 문화예술교육팀 문화예술교육창의랩, 2023년 ‘문화정책네트워크-백가쟁명 2’ 등의 프로젝트도 그 뿌리에는 민주주의와 예술, 문화 사이의 깊은 상관관계가 자리합니다. 창의랩에 참여한 시민(예술인 기획자 연구자 농부 의사 교사)들은 ‘예술이 도시를 바꿀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다양한 층위의 아마추어적 연구와 협업적 작업으로 재미있는 아젠다들을 ‘주체적’으로 도출한 바 있지요.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표방하고 20년 째 국책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광주광역시의 문화예술은 문화도시로서의 어떤 가치를 지향해야 할까요. 저는 그 답을 민주주의와 시민에게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는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정치 프로세스를 통해 사회의 번영을 추구하는 체제라 할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핵심가치는 평등과 자유라고 합니다. 우리 헌법은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며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명기하고 있습니다. 제도는 갖춰져 있으니 절차와 참여로 문화민주주의를 향해 노력해야합니다.

민선8기 광주광역시의 문화정책은 시민의 문화향유와 참여에 가치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시민의 생활권역에 수십 곳의 아트벙커를 구축해 시민이 일상에서 예술과 만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적극적인 시민 참여 핵심

광주문화재단의 백가쟁명이라는 프로젝트는 예술 정책 과정(절차)에 시민 참여를 높이기 위한 도전이고 실험입니다. 그런데 시민들은 예술정책의 결정에 깊이 관심 가져본 적은 많지 않겠지요. 그래서 실험적이라는 겁니다. 때론 느리고 더딜 수도 있지만 정답 없는 과정이므로 조금 늦어도, 조금 서툴러도 방법을 고치고 다시 도전해볼 일입니다. 이미 도시재생사업, 마을 공동체 활성화 사업, 또는 시민참여예산제 등을 통해 이런 실험이 상당히 진행되었고 경험이 축적되었으니 희망은 있습니다.

광주문화재단은 ‘시민이 만드는 문화예술정책’을 위한 ‘백가쟁명 2’에 함께할 시민 참여단 모집을 시작합니다. 시민의 참여가 민주도시를 만들고 문화도시를 만든다는 믿음을 갖고 말입니다. 죽음의 항쟁 속에서도 주먹밥공동체를 만들어냈던 도시 광주에서 예술의 역할과 가치를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 고민하고, 계속해서 도전하는 예술의 실험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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