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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광장>스포츠 정책, ‘우드 와이드 웹’ 지혜 본받길

2023. 07.05. 17:27:32

<전매광장>스포츠 정책, ‘우드 와이드 웹’ 지혜 본받길
김석환 광주시체육회 스포츠과학연구원장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 대회는 오는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16일 동안 40개 정식종목의 61개 세부 종목에서 총 483개의 금메달을 두고 경쟁을 펼친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2023년에 열리지만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라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한다. 중국 내 코로나 확산으로 1년이 연기됐기 때문이다. 아시안 게임이 짝수 해가 아닌 홀수 해에 열리는 것도 처음이다. 한국 선수단은 역대 최다 규모인 1,180명을 파견하여 종합 2위 탈환이 목표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우드 와이드 웹’의 지혜에서 대안을 찾아보자.

‘우드 와이드 웹(Wood wide webs)’은 세계 유명 학술지인 ‘네이처’가 나무의 뿌리와 뿌리 사이를 연결하는 균사 연결망을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s)’에 빗대어 만든 단어다. 1997년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주 산림과학자 수잔 시머드 연구진은 네이처 학술지에 숲과 나무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의 논문을 발표했다. 나무들이 햇빛과 영양분을 차지하려고 경쟁하기보다 서로 소통하며 돕는다는 주장이다. 핵심에는 나무뿌리들과 곰팡이 균류가 뒤엉켜 이어진 균근 연결망이 있었다. 시머드는 이 논문을 발표하면서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커뮤니티 공간인 월드 와이드 웹이 있듯이, 나무들에게도 그들만의 우드 와이드 웹이 있다”고 주장하며 공생관계를 통한 전체 시스템의 연결이론을 제시했다.

서로 연결 공생관계 이론

이 연구의 후속 연구로 2019년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ETH 취리히)의 생태학자 토마스 크라우더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세계 70여 개국 110만여 숲에 서식하는 2만 8,000 여종의 나무를 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세계 수목과 균근 균의 공생 지도를 만들었다. 크라우더 교수는 B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MRI(자기공명영상법)가 뇌 스캔을 통해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토양 아래 균근 균 지도는 지구 생태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숲의 나무들이 각각 독립적으로 경쟁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땅속에 묻혀 있는 균사체를 통해 거대 네트워크를 구성해서 협력한다는 이야기다. 이런 연구 결과로 숲은 서로 연결되어 소통하고 있다는 생각을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반론도 없지 않다. 하지만 우드 와이드 웹은 그 자체로 경이로운 공존의 지혜다.

정책은 시대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 이유는 명징하다. 더듬이를 곧추세우고 준비하지 않으면 뒤처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아시안게임에서 2002년 부산을 시작으로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까지 잇달아 종합 2위에 올랐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에서는 중국과 일본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일본과의 메달 격차는 더 벌어졌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수에서 일본에 밀린 것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4년 만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육상, 수영 등 기초 종목의 경쟁력 하락과 강세 종목이었던 유도, 레슬링, 복싱 등 투기 종목의 침체, 인구감소 및 고령화에 따른 저변 약화 등이 맞물려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반면 일본은 2021년 도쿄올림픽 전후로 꾸준한 정책지원과 스포츠과학의 고도화를 통해 전력을 끌어올렸다.

정책 진가, 만듦새보다 쓰임새

정책의 진가는 만듦새보다 쓰임새에서 나온다.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을 ‘잘못’이라고 한다. 예산 확보가 힘들면 제도 개선부터 나서는 것이 순서다. 한국의 스포츠 정책은 창의성과 일관성을 잃어가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는 듣지 않고 밥그릇 싸움에만 몰두하는 형국이다. 미래에 대한 고민이 없는 이런 행태는 선수들의 고통을 증가시키고 경기력 저하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어제의 홈런으로 오늘의 경기를 이길 수는 없다. ‘우드 와이드 웹’의 가치는 숲이 서로 연결되어 소통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고의 지혜는 공존임을 일깨워준다. 한계에 봉착한 기존 모델을 뛰어넘을 새로운 스포츠 정책을 고민할 때다. 다른 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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