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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광장>거대 양당 견인할 제3당의 필요성

2023. 07.19. 16:46:21

<전매광장>거대 양당 견인할 제3당의 필요성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한반도미래연구원장


많은 사람이 정치가 엉망이라고 말한다. 아니 최악이라고 말한다. 여야 가릴 것 없이 똑같다고 말한다.

서투른데 너무 용감하여 수시로 사고를 치는 윤석열 정부. 그런데 임기는 아직도 4년이나 남았다. 과거 군사 정부는 야만적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야당과 여론을 조금 무서워할 줄은 알았던 것 같은데 윤석열 정부는 이것도 저것도 아니다. 그냥 ‘똥배짱 정부’라고나 할까.

과거 같으면 내년 봄 총선에라도 희망을 가졌을 것이다. 총선에서 야당에 다수 의석을 주면 ‘국회가 똥배짱 정부를 어느 정도 견제하고 바른 방향으로 견인해 내겠지’라는 희망 말이다. 그러나 내년 총선 때는 그런 희망조차 품기 어려울 것 같다. 현재 170여 석을 지니고도 무력하기 짝이 없는 민주당의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경제 위기·초저출산 등 난제

우리 앞에는 풀기 힘든 과제가 많다. 경제 위기, 초저출산 현상, 한반도를 둘러싼 미·중의 대립과 전쟁 위험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어려운 과제들은 여야가 얼굴을 맞대고 지혜를 짜내도 풀기가 쉽지 않은 것들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모두 이런 국가적 과제에는 관심이 없다. 그냥 찌라시 수준의 사소한 주제들, 1~2년 지나면 언제 그런 일들이 있었느냐고 치부할 작은 주제들을 놓고 매일 싸운다. 도덕적으로 자신이 없고, 뚜렷이 내세울 정책 역량과 비전이 없다 보니 그냥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데서 살길을 찾으려 한다. ‘그래도 우리가 저들보다 낫지 않느냐’는 논리로 표를 구하려 한다. 정책 역량으로 인정받는 스타 의원은 없고, 오로지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작업에 앞장서 강성 지지층의 박수를 받고 공천을 받아 정치 생명을 연장하려 하는 사이비 스타들만 눈에 띈다.

그럼 어떻게 판을 바꿀 것인가. 한 번에 모든 모순을 일소할 만병통치약은 없다. 그렇지만 작은 희망이라고 갖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나는 제3당론을 이야기하고 싶다. 여기서 말하는 제3당은 당장 양대 정당을 대체할 만큼 큰 정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제3당은 기존 양대 정당을 자극하고 그들에게 위기의식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정당이다. 20석 이상이 되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준이면 가장 좋고, 그 수준에 미달하더라도 10석 이상 정도면 그런 역할을 어느 정도 수행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전제가 있다. 제3 신당은 도덕성과 정책 능력, 그리고 미래 비전을 제시할 역량을 보여주어야 한다. 국민에게 대체 정당으로서의 이미지와 희망을 안겨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규모가 작더라도 기존 정당을 견인해 낼 수 있다.

잘 하면 제3당은 게스팅 보터(casting voter)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다. 통일 전 서독의 사례를 한 번 들어보겠다. 1949년 서독 정부가 수립된 후 1990년 통일될 때까지 41년 동안 한 정당만이 지배하는 단독정부가 들어선 것은 1957년부터 1961년까지 딱 4년밖에 안 되었다. 나머지 기간 중 기독교민주당과 사회민주당이 대연정을 수립한 3년(1966~1969년)을 제외한 34년 동안 정권의 향배를 결정한 것은 소수 정당인 자유민주당이었다. 자유민주당의 득표율은 항상 5-10%에 불과했지만, 그들은 항상 정권의 향방을 결정했다. 서독인들은 그런 정치 구조로 라인강의 기적을 이루었고 통일도 했다.

혹자는 말한다. 서독은 내각책임제이고 우리는 대통령제라서 단순 비교가 어렵다고. 물론 그렇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1998년부터 2001년까지 3년 8개월 동안 지속한 DJP 공동정부의 사례가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DJP 공동정부는 IMF를 극복하고 국민적 통합을 이루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기술했다.

“최소 10석 이상 정당 만들자”

현재 같은 엉망의 정치를 타개하는 데 만병통치약은 없다. 그렇지만 한탄만 하고 있을 요량이 아니라면 나는 제3당을 지원하여 작은 희망이라도 발견하자고 말하고 싶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든 민주당을 지지하든 내년 총선 때는 잠시 기존 지지 정당을 제쳐두고 전략적으로라도 제3당을 지원하여 최소한 10석 이상을 가진 정당을 한 번 만들어보는 것이다.

제3당이 성공하려면 현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만 가져서는 안 된다. 김대중 대통령이 강조했던 상인적 현실감각도 가져야 한다. 다시 말하면 참신성과 정책 능력은 기본이고, 거기에 당선 가능한 사람을 모으고 다른 제3당 세력과 연대도 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최소한 10석 이상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 그래야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현재와 같은 모순된 정치를 조금이나마 개선할 책무를 수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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