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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광장>생각이 달라졌다

2023. 08.30. 17:00:29

<전매광장>생각이 달라졌다
조세핀 시인·광주전남작가회의 회원


웃는 사람 만나기 힘든 세상이다. 아니 웃을 일이 없는 세상이다. 날마다 여기저기 펑 펑 터지는 일들로 한숨만 더해간다. 올여름은 또 얼마나 더웠는가. 그토록 더웠던 올여름이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것이라고들 하니 걱정이다. 예측할 수 없는 기후변화로 생태계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 아무 대책 없이 누리기만 했던 대가를 지불할 때가 온 것인가. 기성세대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그 대가를 고스란히 치르게 될 미래 세대들이 걱정이다. 우리가 물려주는 세상이 환하게 밝은 것이 아니라 짙은 그림자만 남겨주는 것 같아 미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말이 있다. 다행스럽고 희망적인 말이다.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으로 대처하면 그나마 더 큰 재앙은 막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무성했던 더위가 처서를 지나면서 한 풀 꺾이듯, 여기저기 한숨 소리가 넘쳐남에도 불구하고 웃는 사람이 많아지길, 웃을 일이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둘이며 하나인 빛·그림자

빛과 그림자는 둘이면서 하나이다. 밝은 빛은 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고 그림자는 빛이 있어야만 존재한다. 웃을 일이 없는 요즘, 짙은 그림자로 드리워져 있다면 곧 밝은 빛이 환하게 비출 것이라는 징조이다. 나는 그림자를 좋아한 탓에 이 세상도 덩달아 좋아졌다라고 말한 시인이 있다. 역설적이다. 긍정적 의미를 지닌 말에는 무엇‘탓’ 보다는 무엇‘덕’이라고 한다. 그런데 시인은 나는 그림자를 좋아한 ‘탓’이라고 말했다. 어둡고 음습한 그림자를 탓하는 게 아니라 그림자를 좋아한 나를 탓하고 있다. 그리고 세상이 좋아졌다고 말하면서 세상을 향해 희망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내가 아닌 타자를 탓하기보다 세상에 대한 나의 자세를 바꾸면서 세상이 좋아진 것이라고 말이다.

그가 바로 천양희 시인이다. 그의 시 ‘생각이 달라졌다’를 통해 삶의 자세를 엿볼 수 있다. 웃음과 울음이 같은 음이란 걸 어둠과 빛이, 다른 색이 아니란 걸 알고 난 뒤, 내 음색이 달라졌다고 시인은 말한다. 기쁨과 슬픔, 빛과 어둠, 더 나아가서는 삶과 죽음이 다른 색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을 말이다. 빛이란 이따금 어둠을 지불해야 쐴 수 있고, 웃음이란 이따금 울음을 지불해야 터질 수 있다. 소중한 것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울음 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웃음이 있다면 어느 누구라도 울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그렇듯 길고 지루한 어둠이 계속될지라도 그 또한 감사의 마음으로 기꺼이 인내한다면 분명 환한 빛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웃을 일 생기게 하는 웃음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아픔을 겪는다. 정신적이든 육체적이든 그 원인은 수없이 많다. 그 아픔이 겹겹이 싸여 끝이 없을 것 같아도 이내 치유되고 새살이 돋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아픔에 대응하는 태도는 매우 서툴다. 행복도 마찬가지이다. 어둠이 빛을 낳고, 울음이 웃음을 낳듯 고통 또한 더 큰 행복이 예비 되어 있다. 그걸 잘 알면서도 견디는 것은 하고 싶지 않다.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어떤 어려움이 직면했을 때 혹여 누구의 탓으로만 돌리기에 급급하지는 않았는지, 그 이면에 있는 것을 보지 못하고 깊이 좌절하고 넘어진 기억들을 되짚어본다. 그 또한 너무나 지극히 인간적임을 시인하면서.

오늘도 새날은 밝아 온다. 웃을 일이 있어 웃는 것이 아니라, 웃다 보니 웃을 일이 생긴다고 하지 않은가. 오늘은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맘껏 웃어보자. 까지껏 좋은 일, 웃을 일이 당장 생기지 않아도 좋다. 일소일소 일노일로라고 했으니 우리는 웃는 순간 이미 젊어졌다.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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