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동네 뒷산의 저수지는 겨울이 되면 꽁꽁 얼어 자연 스케이트장이 되어 아이들에게 겨울철 놀이터를 만들어 주었다. 햇빛에 빛나는 저수지는 마치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였고, 높고 파란 겨울 하늘은 자연조명이 되어 아이들을 국가대표 스케이트 선수처럼 멋지게 비춰 주었다. 저수지 주변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세찬 바람도 겨울을 즐기는 아이들의 열정은 막지 못했다. 하지만 이 정겹고도 활기찬 겨울 풍경을 지금은 보기가 어려워졌다.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고, 날씨와 기후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 기후정보 포털의 과거 기후변화 관측자료를 이용해 전국 6개 지점(서울, 인천, 대구, 부산, 강릉, 목포)의 계절 분석을 살펴보면, 과거 30년(1961~1990년) 겨울은 평균적으로 11월 29일에 시작되어 103일간 지속되었다.

그러나 최근 30년(1991~2020년) 겨울은 12월 4일로 이전보다 늦게 시작되고, 지속일도 87일로 과거보다 16일 짧아졌다. 또한, 과거 30년 대비 평균기온이 1.3도 상승했으며, 최저기온도 1.1도 올라갔다. 이 자료들을 보면 저수지의 얼음이 얼지 않거나, 얼더라도 얇게 얼어 쉽게 부서지는 요즘의 풍경이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환경부가 발표한 ‘환경보전에 관한 국민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 국민과 전문가 모두 가장 심각하고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분야로 ‘지구온난화·기후변화’를 꼽았다.

언론 등을 통해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됨에 따라,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 인식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는 조사 결과였다. 보고서가 말해 주듯이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는 우리 곁에 와 있으며, 우리는 이를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고 기후변화 대응 및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환경부에서는 2009년부터 매년 4월 22일 지구의 날을 기점으로 기후변화주간을 운영하고 있다. 환경부를 포함한 국가기관들과 시민단체, 기업들은 생활 분야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기후변화주간은 4월 22일부터 28일까지 운영되며, 올해의 주제는 ‘우리의 탄소중립 생활 실천, 오히려 좋아!’이다. 여기에는 탄소중립 생활 실천은 지구를 구하는 일이고, 당장은 불편하고 번거로울 수 있겠지만 탄소중립 포인트 혜택 등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긍정적이고 좋은 일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기상청도 매년 기후변화주간을 함께하며,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고 기후위기에 대한 공감 및 탄소중립 생활 실천 동참을 유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올해도 기후변화주간을 맞이하여 기후변화에 대한 이해를 국민들에게 보다 폭넓게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방기상청별로 기후변화 관련 퀴즈, 기상기후사진전 등을 통해 기후변화가 왜 일어나는지에 대한 과학적 이해와 영향, 미래기후 예측과 그에 따른 대응 방안 등을 알리는 대국민 대상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으니, 남은 기후변화주간 동안 가까운 지방기상청의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겠다.

기후변화는 우리의 일상과 문화에 영향을 미치고, 주변의 모든 것을 변화시키고 있다. 어린 시절 꽁꽁 언 저수지 위에서 타던 썰매는 단순한 즐거운 놀이 그 이상의 특별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이러한 사계절 속 자연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운 체험들을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도 경험하며 소중한 추억을 쌓아 나갈 수 있도록, 우리는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환경을 보호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미래의 기후를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다. 지구의 내일을 책임지겠다는 다짐과 함께, 다음 세대에게 더 나은 미래와 기후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행동들을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